외국인 주식투자 1석2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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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4년여 동안 이어진 대세 상승기에 한국 증시에서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막대한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됐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대세 상승기 전반부인 2003년 5월 초부터 2005년 7월까지 한국 주식 28조468억원어치을 샀다가 이후 최근까지 2년1개월 동안 28조1520억원어치를 팔았다.

전반부 2년3개월 동안 일별 외국인의 평균 매입 코스피지수대는 797.21로 지금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2005년 8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평균 매도 코스피지수대는 1550.71로, 과거 28조원대 주식을 살 때의 평균 매입 지수대에 비해 94.52%나 높았다. 외국인은 주로 코스피지수를 좌우하는 시가총액 상위 우량종목에 투자하는 점을 감안하면 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인 시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높았던 반면 대량 매도 때는 환율이 낮아 환차익도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2003년 5월~2005년 7월 외국인의 평균 매입 환율은 1171.79원이나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2005년 8월부터 이달 24일까지의 평균 매도 환율은 955.29원에 불과하다. 100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11만7179원어치 주식을 구입했다가 같은 가격에 매도한 뒤 달러로 바꿨다면 117.73달러를 챙겼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싼 가격에 한국 주식을 무더기로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자 대거 매각하면서 평균 17%대의 환차익까지 더 벌어간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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