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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POLL] 경선 후 상승한 ‘이명박 지지도’ 앞날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호 02면

여론조사 결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현재의 단편을 절단해 보여주는 횡단적 성격의 여론조사에 비해, 그 결과물인 여론은 지속적으로 변하는 종단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정당 이합집산이 심해 유권자들의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이 낮을 경우 여론의 변화폭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호남 표심 향배와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핵심 변수

지난 2002년 대선을 예로 들 수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면서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25%포인트 가량 앞섰다. 민주당 후보 교체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5개월 후 단일화를 성사시킨 노 후보가 지지율을 역전시켜 버렸다. 여론의 이러한 변동성 때문에 2007년 대선 판세에 대한 현재의 여야 전망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한나라당 경선 이후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5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 이전에 비해 15~20%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경선 효과든 아니든 한나라당으로선 밝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승폭이 아니라 그 내용이다.

22일 실시된 조인스-R&R 조사에 의하면, 범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지역을 포함해 거의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이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이 다른, 즉 한나라당 후보가 호남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은 대개 시간이 경과하면서 조정을 받게 된다. 범여권 후보 결정 과정에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조정에 따른 표의 유입·유출이 어느 정도로 일어나느냐다. 이 후보는 지지 패턴 상 범여권 후보와 지지층을 일부 공유하고 있다. 표의 이탈이 부동층보다 경쟁 후보 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 조정에 따른 손실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한나라당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 후보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역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지난 두 차례의 대선처럼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구도의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양자 구도에서 삼자 혹은 다자 구도로 변하면 현재의 판세분석은 상당 부분 의미가 줄어든다. 그런 점에서 범여권 쪽의 개별 리그와 이들의 단일화 여부는 가장 중요한 막판 대선변수 중 하나로 꼽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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