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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운영 미국 8개 비인가 대학의 실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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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미국發 ‘가짜 학위공장’ 全추적

‘학위공장(diploma mill)’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가 졸업했다는 미국 대학의 실체가 바로 그것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학위 관련 사태들. 대한민국을 ‘가짜공화국’으로 만드는 미국 비인가 대학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 전 세계 ‘학위공장’ 750여 개… 먹잇감으로 전락한 대한민국
■ 6개월 만에 MBA 취득 가능… “美 대사관이 인증해 준다” 거짓말
■ 국내 대학원 입학 무사통과… 취약한 검증 시스템 여실히 드러내
■ 전직 장관 등 교수로 임용… ‘얼굴마담’ 내세워 학생 모집에 활용
■ 유명인 34명 활개친 ‘퍼시픽웨스턴大’… 연예인 H씨는 AIU 장학생

김상진_월간중앙 기자
이원형_월간중앙 인턴기자

“여보세요? 이○○ 박사님이시죠?”

지난 8월3일 오후 4시께, ‘아메리칸주립대학교(American States University)’의 ‘아시아 지역 분교 설립 발전위원장’이라는 이모 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다. 신분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사람으로 가장했다. 다음은 그와의 전화 통화 내용.

아메리칸주립대학교의 2006~2007년 카탈로그의 내지에 쓰인 합성사진

-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따고 싶은데요.
“전화 잘 하셨습니다. 빨리 하면 1년 반 안에 ‘쇼부(勝負 : 일본어로 흥정•결판•승부 등을 의미)’ 가능합니다.”

- 좀 더 빨리 따고 싶은데요. 6개월 만에 안 되겠습니까?
“학사 (졸업)한 지 얼마나 됐나요?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시는지?”

-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데, 급하게 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4년제 대학 나오셨으니 학교 졸업 소급해서 등록 가능하고요. 경력 증명만 되면 ‘6개월’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씨는 스스럼없이 빠른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줬다. 국내 대학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 도대체 어떤 대학이기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 혹시 인증 가능합니까? 가령 주한 미국대사관 같은 곳에서요?
“당연하죠. 미국대사관에서 나와 학교 인증 다 해줍니다.”

- 사실 MBA 따고 국내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할 생각인데, 가능한가요?
“그럼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 있습니다. 경영학 쪽에도 있고요. 그러지 마시고 석•박사 과정도 여기서 하지 그래요.”

월간중앙이 입수한 아메리칸주립대학교 관련 사진. 원본(上) 사진에 포토샵 작업을 통해 자기 학교의 로고를 넣어 터무니 없는 합성사진을 만들었다

- 그게 좀. 사정이 있어서…. 혹시 명문대 대학원에 간 사람은 없나요?
“음… 지방 국립대나 성균관대에 간 사람은 있는데…. 연•고대 쪽은 없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며 입학 지원자를 가장한 취재진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면서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차례로 일러 주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이씨가 입학 허가를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한 서류는 국•영문 대학 졸업장과 성적증명서•이력서•경력증명서 등이었다. 서류가 모두 갖춰지면 미국에 있는 본교에서 입학심사를 거친 뒤 6개월 만에 조기 학위 수여가 되는지 여부를 알려줄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가 말한 아메리칸주립대학교 MBA 과정의 학비는 학기당 300만 원 수준. 조기 졸업해도 총 1,200만 원을 내는 것은 똑같았다. “좀 싸게는 안 되느냐”고 물어봤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학위를 따는 과정도 일반적인 미국의 대학원 과정과 많이 달랐다. 한국에서 원거리 통신교육을 통해 강의를 받고 리포트(보고서)와 논문을 내면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논문 부분이었다. 이어지는 전화 통화 내용.

- 논문은 어떻게 써야 하죠?
“자기 전공(마케팅) 있으시니 주제 잡아서 쓰면 되죠.”

- 교수님 지도 받아서 주제 잡는 것 아닌가요?
“아, 그래도 되고요.”

- 한글로 써도 됩니까?
“물론이죠. 번역 맡기면 다 알아서 해줍니다.”
학생이 무엇을 요구하든 거의 들어 주는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이씨의 이야기는 평범한 미국 대학에서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또 국내에서는 이 대학의 학위가 통용 가능할까?

돈만 주면 무엇이든 이뤄지는 꿈의 ‘학위공장’

<월간중앙>이 아메리칸주립대학교에 대한 제보를 처음 접수한 것은 지난 7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허위 학력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던 시점이었다. 제보자는 이 대학이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쓸모도 없는 학위를 팔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왜 이런 검증도 되지 않은 대학이 한국에서 활개를 치고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해외 학위의 힘은 막강하다. 외국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하면 보는 눈부터 달라진다. 학력(學力)보다 학력(學歷)과 학벌(學閥)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미국•영국•호주 등지에 산재한 ‘디그리밀(degree mill)’ 혹은 ‘디플로마 밀(diploma mill)’이라고 불리는 학위 제조공장을 통한 ‘학력 세탁’ 수요가 한국에 집중되는 것 역시 바로 사회 전체에 만연한 ‘학력(學歷)지상주의’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력 세탁 수요자들은 특히 미국을 선호한다. 미국 교육당국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 세계 학위 제조공장은 750여 개에 달했다. <월간중앙>은 미국 메인주와 텍사스주 교육청 그리고 캐나다 교육부가 색출한 학위 제조공장의 명단을 입수하고, 그 중에서 한국인이 설립했거나 한국에 본교 혹은 분교를 둔 대학을 추려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한국인을 주 대상으로 삼는 대학도 포함했다. 그 중에는 이미 미국 주 정부에 적발돼 법적 처벌을 받고 폐쇄당한 학교도 상당수였다.

이들 비인가 대학의 학사 관리는 형편없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방송통신대 학위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입학시험도 없이 고졸 학력만으로 돈만 내면 누구나 입학 가능한 곳인데도 말이다.

대부분의 비인가 대학은 강의실에서 진행하는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인터넷을 통한 통신교육을 내세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우선 강의실•기숙사 등의 인프라와 교수•관리인 등 인적자원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자기가 등록할 학교에 직접 가서 그 학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제대로 된 캠퍼스나 교직원도 없이 몇 명의 인원이 한 사무실에서 모든 학사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편이나 인터넷을 통해 학교를 홍보한 후 수업료를 받고 책이나 시험지를 보내준다. 문제는 부실한 교육시설과 취약한 학사운영으로 미 교육부가 지정한 정식 인가기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한 까닭에 그들이 발행하는 학위나 학점이수증명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학위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통용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 실상은 어떠할까?

우선 아메리칸주립대학교부터 확인해 보기로 했다. 네이버•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 관련 웹사이트를 뒤졌다. 학교 홈페이지는 영문과 한글 두 곳(각각 다른 주소로 현재 한글 홈페이지는 폐쇄)이 개설돼 있었다. 단서는 한글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정식 학교 인가(accreditation) 부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 교육국(BPPVE, Bureau for Private Postsecondary and Vocational Education)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고 명시돼 있었다. 문제는 이 부분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BPPVE(정확한 명칭은 캘리포니아주 사립고등교육•직업교육국)에 등록된 대학이 주는 학위는 절대 국내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한양대, <월간중앙>취재 후 뒤늦게 ‘자체조사’

주한 미국대사관의 위임을 받아 한•미 교육 관련업무를 주관하는 한미교육위원단에 따르면 미국 연방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인증위원회(CHEA, Council for Higher Education Accreditation)’의 인가를 받지 않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주는 모든 학위는 미국 대부분의 주(state)에서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미교육위원단의 한 관계자는 “주정부의 허가를 받은 사립학교협회 회원이라고 하는 대학은 그 주에서만 허용했다는 것이지 교육기관으로서의 수준을 심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학위가 있더라도 쓰임새가 한정된 학위인 셈이다.

외국 박사의 학위를 인증해 주는 국내 유일 기관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런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주는 학위로 국내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웬일? 그 동안 이런 비인가 대학의 학위를 가지고도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 있다.

지난 8월7일 단국대학교 교수인 동숭아트센터 김옥랑 교수가 미국의 고등교육인증위원회가 인가하지 않은 대학인 ‘퍼시픽웨스턴대학교(Pacific Western University: 현재 ‘캘리포니아미라마대학교’로 활동)’ 학사 학위로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이 외에도 김 교수와 똑같은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국내 대학원에 진학한 여러 명의 유명 인사가 차례로 밝혀지고 있다.

급기야 고려대와 한양대는 지난 8월14일 ‘퍼시픽웨스턴대’ 학위로 대학원에 진학한 기업인 두 명을 각각 자체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양대의 경우 해당 인사인 K건설업체 S회장에 대한 <월간중앙>의 질의가 있기 전에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국내 대학들이 취약한 검증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물론 대학 측의 입장은 달랐다.

S씨가 입학한 한양대 경영대학원의 조지호 원장은 “14년 전에 입학한 것으로 아는데, 내가 그때 없어서 정확한 사정은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전산망이 발달하지 않아 성적증명서나 졸업장을 갖고 와도 일일이 다 조회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본인의 설명을 들은 뒤 추후에 의사결정(학위 취소 여부 등)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허위 학력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기 이전 최근까지도 대학이 어떠한 검증 절차 없이 쉽게 비인가 대학의 학위를 인정해 줬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니 그 동안 비인가 대학들이 얼마나 많은 학생을 속였을까? 결과적으로 아메리칸주립대 관계자라는 이씨 역시 취재진에게 여러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 중 가장 큰 거짓말은 ‘미국 대사관이 인증’ 운운한 부분이다.

우선 주한미국대사관에서는 인증을 해준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그런 업무는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교육 관계 업무는 한미교육위원단에 일임한 상태”라고 알려줬다. 그렇다면 한미교육위원단에서는 이러한 인증이 가능한 것일까? 이 역시 불가능했다. 한미교육위원단에서는 “인가 대학인지 여부를 알려줄 수는 있지만 해당 대학에 대한 인증서를 발급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방송계 원로 P씨, “총장 직함은 행사하지 않았다”

이처럼 허위 사실을 통해 학생들을 현혹하는 아메리칸주립대의 실체를 좀 더 확인해 보기 위해 이 학교와 관련 있는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 대학의 ‘2006~2007년 카탈로그’에는 이름만 대면 누구인지 알 만큼 유명한 3명이 총장(chancellor) 및 교수 명단에 사진과 함께 기재돼 있었다. 먼저 총장이라고 기재된 인물은 방송계 출신 원로 P씨였다.

다른 경로를 통해 확보한 여러 장의 사진 중에는 그가 이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장면이 있었다. 학위 수여식이 열린 장소는 국내 한 유명 호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8월10일 서울 광화문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P씨는 그간의 사정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김○○(이 대학의 설립자이자 현 총장) 씨와는 어떤 관계인가?
“지난해 대학 동문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후배이고 정•관계에 무척 발이 넓은 사람이다.”

-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총장도 지낸 것으로 아는데….
“학위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챈슬러’라는 직함은 행사한 적이 없다. 김○○ 씨가 학교를 같이 키워 보자고 해서 동문 사이이고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아 그렇게 하라고 했을 뿐이다.”

- 국내 학생 모집책으로 보이는 이○○ 씨와 몇몇 교수는 귀하가 현 총장이라고 하던데….
“아니다. 지금 총장은 김○○ 씨다. 나는 일찌감치 손을 뗐다.”

P씨는 김씨가 말한 학교 인가 관련 내용을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실이 의심스러워 김씨에게 “미국변호사회의 인증을 받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가져온다는 말만 한 채 끝내 가져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P씨에게 카탈로그를 보여주며 다시 한번 확인을 부탁하자 “김○○ 씨에게 절대로 자신의 얼굴을 내지 말라고 부탁했음에도 이렇게 한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P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있다는 본교에도 가 본 일이 없다고 했다. 믿을 만한 동문이라고 판단해 이 학교 관련 거의 모든 일을 김씨에게 일임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김씨는 P씨의 이런 부탁이 있었음에도 왜 그를 총장이라고 명기했을까? 이외의 여러 가지 의문들을 풀기 위해서는 대학 설립자인 김모 씨와 직접 만나야만 했다. 하지만 김씨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었고 마감에 임박한 시점에야 그의 전화번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전화상으로만 그의 입장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그와의 전화 통화.

- 취재 결과 아메리칸주립대학교는 미국 고등교육인증위원회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지 않은 학교로 드러났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캘리포니아 주정부(BPPVE)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고 영업을 하는 학교다. 자꾸 한국 언론에서 우리 재미교포들이 하는 교육사업을 가짜니 뭐니 해서 싸잡아 비판하는데, 우리 학교는 절대 그런 학교가 아니다.”

-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국내에서는 아메리칸주립대학교 졸업장이 학위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몰랐나?
“한국 교육부가 이상하지. 우리 학교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기자 양반이 직접 미국에 와서 취재해 봐라.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한번 만나 보고….”

- 한국에서 학생을 모집하지 않았나? 한글 홈페이지도 있고, 수원에 있다 옮겨간 한국사무소가 지난 6월 말까지 동대문시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까지 했는데….
“나는 한국에서 직접 학생을 모집한 적이 없다. 그런 사무소를 내가 허가한 적이 없다. 홈페이지도 영문 홈페이지를 쓰고 있는데 한글 홈페이지가 왜 필요하나? 그 사람들 다 고소할 것이다. 각서까지 받아놨다.”

- 이○○ 씨 모르나? 그 사람이 한국 학생을 어떻게 모집하는지 알기 위해 알아본 적도 있다.
“그 사람은 예전에 우리 학교 분교를 설립하겠다고 한 사람은 맞지만, 지금은 우리 학교와 상관 없다.”

교수로 영입된 유명인사, ’얼굴마담’으로 적극 활용

김씨는 아메리칸주립대학교의 한국과 관련한 거의 모든 사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 중에는 김씨가 한국사무소에서 이모 씨 등 여러 관계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여러 장 있었다. 그럼에도 김씨는 한국사무소의 정체를 모른다고 딱 잡아뗀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통화 중간중간 이번 사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했다. “<중앙일보>의 누구를 알고 있다”는 등의 말을 꺼내거나 자신이 미국 공화당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구구절절 풀어놓기도 했다.

김씨의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이모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분을 밝히자 그는 “바쁜 일이 있어서 나중에 전화 드리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이모 씨는 전화를 하지도, 받지도 않았다.

P씨의 증언 및 제보자들의 이야기 등을 종합해볼 때 김씨가 한국과 미국에서 인맥이 넓은 것은 확실했다. 특히 한국 쪽 인맥은 김씨가 졸업했다는 Y대 동문이 주를 이뤘다. 김씨는 이런 인맥을 이용해 P씨 등 유명 인사들을 학교에 끌어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P씨 외에 아메리칸주립대학교에 관여한 인사는 전직 장관인 K씨와 전 국회의원 C씨였다. 두 사람은 모두 카탈로그에 교수로 기재돼 있었다. 두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소문을 했다. 하지만 C씨의 경우 그 동안 관계했던 거의 모든 기관과 연을 끊어 연락처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K씨의 경우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부재중이었고, 관계자에게 연락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끝내 통화는 할 수 없었다. P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교수로 활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강 형식의 강연을 한 적은 있지만 교수로서의 행색은 없었다”는 것이 P씨의 말이다.

그렇다면 왜 김모 씨는 강의도 하지 않을 유명 인사들을 교수로 내세운 것일까? 여러 정황으로 미뤄 볼 때 학생을 모집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 즉 ‘얼굴마담’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월간중앙>의 미국 비인가 대학 취재 결과 이런 사례는 흔했다. 유명 인사를 교수나 학생 등으로 내세운 대학이 적지 않았다.

먼저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해 미국의 비인가 대학으로 의심되는 학교를 찾았다. 모두 합쳐 9개 대학. 이 중에는 그간 언론을 통해 유명해진 대학도 꽤 있었다. 김옥랑 교수가 학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돼 있는 퍼시픽웨스턴대학교와 이미 예전에 경찰이 수사했거나 하고 있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American International University)’와 ‘퍼시픽예일대학교(Pacific Yale University: 현재 ‘파일런대학교’로 활동)’ 등의 이름이 보였다.

먼저 퍼시픽웨스턴대학교. 조인스 인물정보를 검색한 결과 이 대학 출신자로 올라 있는 사람은 37명, 이 중 3명은 사망해 최종 대상자는 34명이었다. 명단을 죽 훑어보니 유명 인사가 제법 많았다. 눈에 띄는 인물로는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국회의원 Y씨, 동국대학교 법인이사 중 한 명인 K씨, 전 단국대 명예교수이자 원로 사학자인 Y씨, 그리고 K건설업체 회장 S씨 등이 있었다.

이 밖에도 전 경기도 의정부시장을 비롯해 많은 명사들이 기록돼 있었다. 특히 전•현직 교수들의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무려 40%를 넘는 14명이 명단에 올라 있었다. 이들 중 한 사람인 Y씨에게 연락을 했다.

가짜 학위 수여자들 “우리도 피해자다”

- 조인스 인물정보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사실인가?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맞다. 하버드대 교환교수 시절 지인이 추천해 받았다. 나는 이미 박사학위가 있기 때문에 굳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들이 억지로 평가해서 준다니 거절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그렇게 했다.”

- 그 대학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는 말인가?
“그 이전에는 전혀 몰랐고, 학위를 받은 이후에는 일절 그 대학과 담을 쌓고 살았다.”

- 꽤 오랫동안 대학에 계셨는데, 한 번도 그 대학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나?
“학위를 받은 이후 미국 대학 요람을 보니 안 올라 있더라. 하지만 정식 학위가 있고 사용하지 않는 학위이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Y교수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자들은 언론에 의해 퍼시픽웨스턴대학교의 진상이 밝혀진 뒤에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일종의 피해자라는 주장이었다. 물론 대학이 이들을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그렇게 했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또 김옥랑 교수처럼 허위 학력을 이용해 단체에 가입하거나 임용된 사실도 없었다.

하지만 이들을 피해자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았다. 조인스 인물정보는 해당 인사에게 소정의 양식을 보낸 뒤 직접 답변한 내용만 기재한다. 그런 점에서 퍼시픽웨스턴대학교 관련 학위가 조인스 인물정보에 올라 있다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올렸음을 뜻한다.

이에 대해 한 교육학자는 “별로 신통치 않은 대학이라는 것을 본인들도 뻔히 알면서 이를 이력에 썼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대학 명박(명예박사의 준말)을 자랑하고 싶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씁쓸해 했다.

그렇다면 이 대학에서 학사와 석•박사를 취득한 경우는 어떠할까? 이들에게 연락을 취하자 반응은 비슷했다.

“하도 오래된 일이라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때는 우리나라 방송통신대학교와 비슷한 학교인 줄 알았고 정식 인가도 받은 것으로 믿고 다녔다.”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월간중앙> 취재 결과 거의 대부분의 미국 비인가 대학은 커리큘럼•교육프로그램 등이 상당히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인가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이처럼 ‘교육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이 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한 유명 인사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고 소감을 묻자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입을 닫았다.

언론을 통해 이미 그 전모가 드러난 나머지 두 대학 중 퍼시픽예일대학교는 취재 결과 새로운 비인가 학교인 파일런대학교로 거듭나 있었다. 근거지를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와 필리핀(아시아•태평양센터)으로 옮기고 비슷한 방식의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이 같은 행위를 했다는 정황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반해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는 최근까지도 학위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이 학교는 2001년 미국령 괌에 설립된 비인가 대학(6개 단과대 형태)으로, 설립자는 한국인 박모 씨다. 이들은 대다수 학생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한국사무소에 등록시키고 별다른 과제도 없이 2~4학기를 다니게 한 뒤 학위를 내줬다. 학생들은 학기마다 학사는 150만 원, 석사는 200만 원, 박사는 250만 원의 수업료를 지불했다.

교육 프로그램 부실 심각… 제대로 된 교수 한 명 없어

2005년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는 설립자 박씨가 미국 교육당국에 의해 대학 인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학생들을 대거 모집해 돈을 받고 학위까지 만들어준 혐의(사기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학생 모집이 사실상 중단됐다. 학교 시설도 지난 4월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는 이후 새로운 이사장 윤○○ 씨가 이어받아 운영했다. 하지만 나아진 것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일부 피해자들은 개악(改惡)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7월 이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65명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에서 받은 박사 학위로 ‘외국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했던 41명 중 32명이 한꺼번에 등록을 자진 취소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 동문 중에도 유명인사가 꽤 많았다. 최근 결혼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유명 연예인 H씨가 대표적이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에는 H씨가 현재 이 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돼 있었다. 졸업생 등의 증언에 따르면 H씨는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고 한다.

소속사를 통해 그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H씨의 현 소속사인 G사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굳이 인터뷰에 응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인터뷰를 거절했다.

취재진은 이 대학에 등록해 2학기를 다니다 뒤늦게 실체를 알고 피해자 모임을 만든 J(32) 씨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이 대학에 강사로 초빙된 적이 있어 학교 내부 사정과 교육 체계를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에는 어떻게 입학했나?
“원래는 고등학교 과정의 강사로 영입됐다. 그래서 학비도 조금 깎아주었다. 대부분 지인을 통해 등록한다. 일부 학생 중에는 미국의 한글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온 경우도 있었다."

- 학사 교육 과정의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
“인터넷 수업을 하기는 하는데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전공과 관련 없는 내용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나마 초창기에 촬영한 내용을 계속 써먹고 있다. 수원 향군회관 근처에 강의를 촬영하는 스튜디오 겸 사무실이 있다. 시설은 물론 조악하다. 수업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아예 수업을 안 하는 일도 많다.”

J씨가 설명이 사실이라면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는 대학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정도였다. 이어지는 일문일답.

-교수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대부분 정식 지도교수가 아니고 일종의 초빙강사 형식이다. 섭외는 운영진이 친분으로 하고, 교수들도 직함이 많으면 사회생활에 유리하니 굳이 고사하지 않는다. 논문도 물론 엉터리다. 교수들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행여 논문을 작성해 가더라도 심사 과정이 전혀 없고, 영문판은 모조리 외부에 번역을 맡긴다.”

- 학위를 취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박사 학위를 정상적으로 취득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의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이 학교에서는 1년 안에 박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고 공공연히 홍보한다. 물론 학교의 필요에 의해 섭외해야 할 사람에게는 즉석에서 박사 학위를 내주기도 한다.”

- 학교가 정식 인가기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지 않았나?
“학교 측은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법인 인증서와 ‘학진(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학위를 등록받았다는 선례가 있음을 내세웠다. 미국의 학교 인가 체계가 워낙 복잡하니 큰소리치는 학교 측의 주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본교도 사무실 한 칸이 전부… 한국인이 주요 먹잇감

정식 인가 부분에 대해 J씨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자신이 직접 학교에 “인가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적시하고 신규 등록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J씨의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던 대학 측은 학교 홈페이지에 “지금 미국대학교육협의회에 등록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조그맣게 써 넣었다. 하지만 다른 인가 부분과 달리 그 부분은 영어로 돼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도대체 이 학교를 운영했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사장이라는 사람은 얼굴도 한 번 본 적이 없다.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 한국에서는 처벌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문회장인 N씨는 모 기업체 회장이면서 한 유명 미용잡지의 발행인이다. 이 N씨가 주도적으로 디자인•건설업체 오너 등을 포함한 다수의 유명인을 섭외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포털 사이트에 있던 동문회 카페를 급히 폐쇄했다.”
이어 J씨는 괌에 있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 본교를 방문했던 경험을 들려주었다. 학교의 외형은 허름한 사무실 한 칸이 전부.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한국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비인가 대학은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끊임없이 이어져 나왔다. 그 중 확인된 대학은 다음과 같다.

‘노벨대학교(Nobel University)’
‘캘리포니아센트럴대학교(California Central University)’
‘코베넌트대학교(Covenant University)’
‘동서대체의학대학교(The University of East-west Alternative Medicine)’ 등.

이들 대학의 설립자는 모두 한국인이었다. 때문에 한국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예 홈페이지를 한글 버전으로 꾸민 학교도 있을 정도였다. 이들의 주요 먹잇감이 한국 학생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미 문을 닫은 대학도 있었다. 미국 메인주 교육청이 제시한 대표적 비인가 대학인 동서대체의학대학교의 경우 2003년 12월 하와이 주정부로부터 재판을 받고 장사를 접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어떤 형식으로 재포장해 영업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런 대학들 중에는 서로 연대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아메리카주립대학교의 경우 코베넌트대학교와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학위 수여식을 함께하는 사진이 있을 정도였다. 장소는 창고 같은 곳인데 현수막만 바뀔 뿐 동일 인물이 두 대학에서 학위를 받는 장면이었다.

노벨대학교는 아예 한국사무소가 같은 장소에 있었다. 서울 종로 파고다공원 뒤편의 허름한 5층짜리 빌딩에 위치한 이 사무소를 찾은 것은 지난 8월8일 오후 2시쯤. 노벨대학교 총장이라는 C씨를 만났다. C씨와는 이미 한 번 통화를 한 상황이었다. 총장이 직접 입학 상담을 한 것이다.

C씨는 전화 통화에서 입학 지원자를 가장한 취재진에게 “노벨대학교 학위로 국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는 등의 감언이설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취재진이 신분을 밝히고 직접 인터뷰를 시도하자 통화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의 사무실 벽면에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의 원본•복사본 등이 걸려 있었다. 취재진이 인가 여부를 확인해도 벽에 걸린 서류들을 가리킬 뿐이었다.

2개 이상 비인가 대학에서 학위 받은 교수도

또 하나의 비인가 대학인 신학 중심의 캘리포니아센트럴대학교 교수 명단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조인스 인물정보에 이 대학 교수로 올라있는 S씨의 경우 다른 비인가 대학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에서 음악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캘리포니아센트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문제는 이런 그가 국내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는 점. 숙명여대와 중앙대 등 무려 6개의 국내 유명 대학에 출강하거나 교수로 재직한 경력이 기재돼 있었다.

S씨뿐만 아니다. 협성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K교수 역시 2개의 비인가 대학에서 각각 학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996년 퍼시픽웨스턴대학교에서 받은 박사 학위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접촉하자 K교수는 바로 “아메리칸인터내셔널대학교에서 받은 박사 학위 때문에 그러시죠”라며 자포자기한 듯 “해당 대학교의 동문회 수석부회장까지 지냈다”고 고백했다.

한국사회에서는 유난히 학력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손쉽게 학위를 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국내에서는 그런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수요를 파고든 히트상품이 오늘날의 미국 비인가 대학 열풍이다.

국내에서 외국 학위에 대한 검증을 전문적으로 맡아서 하는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도 문제를 키웠다. 일반에서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바로 이러한 검증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알고 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등록된 학위라면 의심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데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이들 비인가 대학에서 받은 학위를 정확한 검증 없이 신고받았다.

이에 대해 학술진흥재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학위를 신고받는 곳이지 검증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에게 학위의 진위를 물어야 한다는 말인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사태가 불거진 지금 이들 대학으로부터의 학위 신고를 거부하고, 이미 신고된 학위에 대해서도 신고를 철회했다.

파면 팔수록 굵어지는 미국 비인가 대학의 실체. 끝이 보이지 않는 사기의 연속. ‘속이고 속는 게임’. 학교는 학생을 속이고, 학생은 사회를 속이는 천태만상. 바로 가짜공화국 대한민국의 오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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