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직 45명 또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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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찰이 총경급 이상 고위직의 숫자를 크게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현재 경기경찰청과 별도로 경기 북부 지역을 담당하는 경기2청을 신설하고 부산청장을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격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2청은 청사를 의정부에 두고 한강 이북의 10개 경찰서를 담당하게 된다. 경찰은 승인을 받는 대로 경찰 기관의 조직과 직무 범위를 규정한 '경찰청과 그 소속 기관 직제에 관한 대통령령'(경찰직제)을 개정한 뒤 내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직제가 바뀌면 총경급 이상 고위직이 대폭 증가하게 된다.

경기2청이 생길 경우 최소 치안감 1자리(청장)와 경무관 1자리(차장), 총경 10자리(과장)가 만들어진다. 부산청장이 승격하면 차장(경무관→치안감)의 지위도 따라 올라간다. 또 부장직(경무관)이 새로 생긴다.

경찰은 또 내년부터 5년간 단계적으로 전.의경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현직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30개 부대(옛 중대)를 창설할 방침이다.

3개 부대를 1개 기동대로 편성해 모두 10개 기동대를 만들고, 기동대장은 총경이 맡는다는 게 경찰의 계획이다.

경찰은 이 밖에 경찰청에 제2차장(치안정감)을 둬 경비.정보.보안.외사 업무를 맡도록 할 방침이다.

이 숫자를 모두 합하면 치안정감 2명, 치안감 2명, 경무관 9명, 총경 32명이 각각 늘어나게 된다.

◆고위직 늘리기에 급급=경찰은 부산청장의 승격은 관할 지역인 부산이 인구 358만 명(2005년 기준)의 대도시인 데다 사건.사고가 많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경기2청 신설은 현행 경기청의 관할 경찰서(33개)가 너무 많아 통솔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한 경찰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다른 부처에 비해 직급이 낮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검찰이 올 2월 검사장 자리를 8개 늘린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 이택순 경찰청장 취임 이후 지휘부 숫자를 계속 늘려 왔다. 지난달 광주지방청과 대전지방청이 신설됐다. 제주청장의 직위를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높였다. 이 청장 취임 이전인 2005년에 비해 치안감은 5명, 경무관은 1명, 총경은 28명이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정작 치안을 실제 담당하는 경찰서는 안산 상록경찰서 1곳만 늘었을 뿐이다. 또 올 1월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화성시는 시내에 경찰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은 인구가 적고 예산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시해 왔다.

현재 화성경찰서는 오산에 있다. 화성시가 경찰서 부지 제공을 약속하자 그제서야 경찰은 내년 3월 착공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윤태범(방송대 행정학과 교수) 소장은 "자치경찰제 도입 같은 시급한 현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직제 개편은 고위직 자리만 늘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재.권호 기자

알려왔습니다

경찰청은 "내년 치안정감 1명, 경무관 1명, 총경 14명 등 총경 이상 고위직을 16명 늘리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알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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