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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베를린영화제"달은 어디에서..."출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재일동포등 일본의 소수민족 문제를 다룬 영화『달은 어디에서 뜨나』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재일교포 감독 崔洋一씨(49).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에 자신의 작품을 들고 참가한 그는 현지에서 17일밤 열린「한국영화의 밤」행사에 모습 을 나타내는등 한국영화인들과도 활발한 접촉을 가졌다.
『일본내 소수민족의 문제는 한국관객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단순히 일본영화라는 이유로 제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지 못한다는건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일본영화라고 무조건 금기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는 그는 자신의 영화가 한일간 영화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과 북한을 모두 배경으로 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올 상반기중 한국을 방문해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은 어디에서 뜨나』는 현재 일본에서 1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도 두차례 상영돼 호평을 받았다.
이 영화는 택시기사로 일하는 노총각 재일교포와 술집여급으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과의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일본내 소수민족의생활풍속을 코믹하면서도 현실감있게 그리고 있다.崔씨는『소수민족의 문제를 사회고발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그 들의 일상적인삶을 충실히 보여주는데 주력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오시마 나기사.무라카미 도루등의 조감독을 거쳐 83년 감독에데뷔한 그는 이번『달은 어디에 뜨나』가 여덟번째 작품.그가 내세우는 소수민족으로서의 자의식은,그가 지금까지 만든 작품들의 태반이 별 내용이 없는 에로물이나 폭력물이라는 것,그가 동경 조선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점등으로 미루어 볼때 미심쩍은 구석도 없지 않다.그가 과연 민족문제에 대해 투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역시 재일동포의 문제를그릴 예정이라는 다음 작품을 기다 려봐야 알수 있을 듯하다.
[베를린=林載喆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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