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81m의 스틸 트러스트 구조인 미네소타 9340번 교량은 1967년 건설됐다. 93년 이전에는 2년에 한 번, 93년 이후로는 매년 안전점검을 받아오고 있었다. 2000년, 2003년, 2006년의 정밀 안전점검과 피로도 분석을 토대로 이 교량의 구조적 결함이 보강되고 있었기 때문에 교량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번 사고는 모든 사람에게 충격적이었다.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신뢰성 있는 진단 결과라 해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기 안전점검에서 심각한 위험을 사전 발견하지 못한 원인이 부실조사에 의한 오판인지, 기술적 한계로 예측 불가능한 불가항력적이었는지는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정기 안전점검만으로는 사고를 100% 예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
우리의 경우 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시설물에 대한 정기적 안전점검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가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이번 미국 교량 붕괴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정기적인 안점점검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향후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실시간 상태계측 기술과 성능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호주·뉴질랜드는 사회의 노후화된 국가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90년대부터 실시간 상태계측과 성능관리가 가능한 자산관리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그 결과 관리 비용을 40% 이상 절감하면서 성능을 20% 이상 향상시켰다.
우리나라도 호주·뉴질랜드의 성공 사례처럼 이러한 자산관리시스템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또한 발전된 정보기술(IT)을 토대로 통합적인 실시간 자료수집 및 성능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미국의 교량 붕괴 사고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국가가 과학적인 평가와 적절한 투자 계획을 수립해 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
정낙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