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노런 했는데 안 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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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노히트노런(9이닝 무안타.무실점)에 대한 대접이 신통찮다.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대기록을 달성한 고교 투수 세 명이 모두 프로 진출에 실패했다.

18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37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16강전에서 경기고 왼손 투수 최성훈(3학년)은 올해 화랑기 우승팀 부산고를 상대로 16개의 삼진을 잡고, 볼넷 3개만 내주며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세 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성훈은 최근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구단으로부터 외면당했다.

4월 대통령배에서 순천 효천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김수완(제주 관광산업고), 6월 무등기에서 안산공고를 노히트노런으로 막은 김민석(대구 상원고) 역시 이름이 빠졌다.

프로구단의 평가는 냉정했다. 모두 프로에서 뛰기엔 기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LG 스카우트팀 정성주 과장은 "노히트노런은 운이 크게 작용한다"며 "올해 고교야구에서 투고타저(投高打低) 현상이 심해 투수 실력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최성훈 등은 대학에 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야구협회 윤대중 관리부장은 "경기 운영 능력 등 기본기가 있는 선수들이라 대학에서 실력을 키운다면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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