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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공해(우리환경을 살리자:14)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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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금속먼지」 편서풍 타고 “공습”/산성비 뿌려 농작물 피해·건축물 부식/발해만폐수로 「죽음의 수역」 서해 확산/동북부에 공장 집중… 한반도 직접 영향권
중국 공해가 몰려오고 있다.
하늘에서는 아황산가스·중금속 등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전역을 「공습」하고 있으며,바다에서는 황하 연간유량의 절반가량이나 되는 공업폐수가 서해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78년이후 개혁·개방정책으로 기나긴 잠에서 깨어난 중국.
연 16%선의 경제성장속 급속한 공업화는 세계 무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위협하면서 한편으론 엄청난 오염피해마저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공업지대가 북경·천진·요령성·산동성 등 동부지역에 집중돼 있어 대기·수질오염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기오염·산성비=지난해 우리나라에는 다섯차례에 걸쳐 중국의 공해황사가 내습했다. 이 공해황사는 분진의 경우 환경기준치(3백PPM)를 2.5배 초과한 7백70PPM이나 됐으며,크롬·납 등 중금속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환경백서에 나타난 90년 기준 총 에너지소비량은 9억8천7백3만t. 이중 76.2%가 황 함유량이 많은 석탄으로 연간 8조5천3백80억입방m의 대기오염 물질을 방출했다.
이중 아황산가스 등 황산화물이 1천4백94만t으로 광활한 중국 대륙 전체면적으로 따져도 평균오염도는 우리나라의 환경기준(0.035PPM)에 육박하는 0.033PPM이나 된다.
분진도 연간 2천1백5만t,질소산화물은 6백30만t이나 내뿜는다.
이같은 중국의 대기오염이 남의 나라 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북경·천진·산동성 등 14개 성·시에서 중국전체 대기오염물질량의 65.2%인 5조5천1백65입방m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황산화물 최다배출 상위 5개 지역인 산동·강소·요령·화북·사천성중 사천성을 제외한 4개 지역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동북부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서울·인천 등 대도시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92년도에 비해 0.07∼0.22ppm이 개선됐는데도 비의 산성도는 오히려 PH5.1로 악화됐고,심할때는 건축물을 부식시킬 정도인 PH4.2나 됐던 것은 중국 대륙에서 이동해온 비구름대에 황산이온이 다량 함유됐기 때문으로 환경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중앙전력연구소의 이치카와박사팀이 장거리 이동모델을 통해 일본 산성비를 분석한 결과 중국 공해의 영향이 4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환경청 대기보전국 아라이 신이치(황정진일) 심사관은 중국공해의 상당부분이 한국을 통과하면서 다량 낙하,약화된 상태로 일본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중국 북부지역 평방㎞당 월 1백t이나 쌓이는 공해먼지의 상당량이 우리나라에 낙하했다는 추론은 생각만해도 섬뜩하게 만든다.
이 공해먼지 속에는 중국측의 분석결과 납·구리·아연·카드뮴·망간 등 중금속이 포함된 것으로 판명됐으며,이같은 대기오염에 따른 손실액이 농작물·인체건강·건축물부식 등 연간 1백20억원(약 21억달러)에 이른다고 자체 분석한다.
◇폐수배출·서해 황폐화=황화·요하가 만나는 발해만은 이미 수산생물 서식이 불가능한 죽음의 바다다.
80년대 이후 대규모 적조현상이 해마다 세차례 발생해 89년 8월에는 황하유역의 새우양식장 1천6백35개 지역이 황폐화됐으며,같은해 10월9일에는 복건성 연안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한채 떠올랐다.
86년 11월에는 복건성 연안주민 백37명이 오염된 어패류에 중독돼 한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측 조사에서는 서해에서 1백23종의 어류가 폐수로 인해 멸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같은 죽음의 수역은 점차 서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서해는 해양학적으로 폐쇄성을 띠고 있는데다 조석간만의 차이가 크고 해수순환이 빨라 어느 한곳이 오염되면 급속히 전역으로 퍼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중국에서 연간 방류하는 3백53억t(89년 기준)의 오·폐수.
이중 71%인 2백52억t이 공업폐수로 황하 연간 유량의 절반정도나 되는 것이며,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공업폐수 8억4천만t의 2 30배나 되는 양이다.
중국의 공업폐수는 특히 우리나라 서해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북경·천진·하북성·요령성 등 14개 성에서 전체 베출량의 절반이 넘는 1백26억9천6백29만t이 배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공업폐수는 거의 정화되지 않은채 서해로 흘러들어 요하의 경우 연간 15억입방m의 오·폐수중 6.3%만 정화되고,황하는 18억5천만입방m중 겨우 1.5%만 정화처리될 뿐이다.
중국의 하수처리장은 전국에 72개소로 처리용량은 하루 2백29만7천t에 불과하며 그나마 대부분 1차처리만 가능한 수준이다.
자연히 바닷물의 오염지표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의 부하량도 높아 중국 연안의 경우 연간 6백78만8천PPM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지역 34만5천PPM의 20배에 이른다.
이처럼 오염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중국측은 86년 오염물질을 서해와 동중국 해상에 투기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타당성 조사를 마쳐 본격투기를 준비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산동반도를 오염물질의 준설물 투기장소로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준설물은 바다를 광범위하게 오염시킬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측은 최근 대련만에서 2백60만입방m의 대규모 준설사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 바닷속 부유퇴적물 증가로 이 일대 조개유충의 47.4%가 폐사하기도 했다.<박종권기자>
◎우리의 대응/오염 줄이기 기술·인력 교환… 유입 감시망 설치
중국 공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크게 ▲한중환경협정 ▲동북아환경협력회의 ▲감시망 설치 등 3개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한·중 양국은 지난해 10월28일 북경에서 환경협정을 체결,오염저감·환경기준 설정·생태계 보전 등에 합의했다.
특히 오염저감을 위해 양국의 환경연구원이 인력·기술을 상호 교환하고 중국의 공해를 줄이기 위한 방지사업에 한국업체가 참여키로 했다.
한·중·일 동북아 3국의 환경협력회의는 일본측이 주창해 제1회 회의가 92년 10월13일 일본 니가타현에서 개최됐으며,2차회의는 서울에서 지난해 9월15일 열렸다.
여기에서는 대기오염문제를 공동연구과제로 채택해 우선 청정석탄 연소기술 개발에 기술을 교환키로 했다.
이와함께 대기오염 물질의 국가간 이동을 분석하기 이한 모니터링시스팀을 구축키로 했다.
이같은 환경협력은 국가간 유해폐기물의 이동과 자원 재활용을 비롯해 중국공해의 배출원에서부터의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연내 충남 태안에 중국 공해물질 유입을 측정하기 위한 감시망을 설치키로 했으며,96년까지 제주에도 1개소를 추가설치할 계획이다. 또 연내 안양·마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대기 및 산성비 측정망을 설치하고 96년까지 모두 85개소의 감시·측정망을 신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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