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애플.모토롤라,3角 연합구축 MS.인텔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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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컴퓨터기술에서 양대산맥은 마이크로프로세서(CPU)와 운용체제(OS)다.그러나 두 기술은 서로가 완벽하게 호환돼야 하는등 떼려야 뗄수 없는 밀접한 관계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세계 컴퓨터업계는 특정 CPU와 OS업계간의 밀월관계가 지속돼 왔다.대표적인 예가 美國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다.이들은 각각 OS인「MS-DOS」와 CPU인「X86」의 연합전선을 통해 전세계 PC시장을 석권해 왔다.
이를위해 두 업체는 항상 새상품에 대한 정보를 개발초기부터 서로에게 알려주면서 새로운 OS와 CPU가 상호 완벽히 호환될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한다.그래서 286,386,486급 컴퓨터가 개발될 때마다 시스팀에 맞게 MS-DOS도 버전을 높여 갔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PC와 중대형컴퓨터의 영역이 무너지는등 컴퓨터환경이 다변화되면서 이러한 특정업체들간의 밀월관계가 깨지고 이합집산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올해는 세계컴퓨터업계에 사상 최대의 이합집산을 통한CPU와 OS간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업체인 모토롤라와 IBM.애플의 삼각동맹이다.이들은 사실 지난 시절 컴퓨터의 양대산맥인 IBM-PC와 매킨토시의 격전에서 서로의 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각각 차세대 OS와CPU로「윈도우NT」와「펜티엄」을 발표하자 이들은「핑크」라는 OS와「파워PC」라는 CPU를 개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연합전선을 폈다.
특히 이들은 펜티엄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때문에 최근에는 윈도우NT까지 채택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그동안 워크스테이션이상의 중대형컴퓨터에서「유닉스」라는 OS를 사용하던 美國의 DEC.휴렛패커드.밉스등 컴퓨터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윈도우NT를 채택하는 사례다.이는 지난해말 윈도우NT에 대항하기 위해 상호시스팀들이 완벽히 호환될수 있도록 통합유닉스를 개발키로 이들 업체들이 합의한 것과는 거리가 먼 조치다.
이와는 반대로 펜티엄에 대항하기 위해 IBM.HP등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PC제품에서부터 서서히 자신들이 차세대CPU로 개발한 파워PC나「PA-RISC」를 제쳐두고 펜티엄을 채택하고 나섰다. HP는 지난해말 이미 펜티엄 장착 워크스테이션을 발표했고 IBM도 다음주중에 펜티엄PC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대해 HP와 IBM관계자들은 일단 PC분야에서 그동안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득권을 일단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의 차세대 CPU와 OS가 차차 모습을 드러내면서 펜티엄과 윈도우NT에 대항하는 세력들의 전열재정비다.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일단 고육지책으로 펜티엄과 윈도우NT를 선택했다.그러나 기존PC급과의 호환문제가 해결되는등 자신들의 차세대 CPU와 통합유닉스가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반격을 가할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9월 선보인 파워PC가 4개월만에 모두 25만개나 판매되는등 예상외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그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IBM은 최근 인텔 펜티엄에 대항하기 위해 파워PC에 대해 15%정도의 가격인하 조치까지 취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올해는 컴퓨터사용자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상황』이라며『이제 컴퓨터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OS와 CPU를 마음대로 고를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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