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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10일 개막 화엄경 본선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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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칸.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유럽 3대 영화제의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44회째인 이번 베를린영화제는 한국의 장선우 감독이 『화엄경』으로 본선 경쟁부문에 진출,더욱 주목받고 있다.경쟁부문에는 폴란드 크지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삼색 시리즈」두번째 작품 『화이트』,영국 켄 로취의 『레이디버 드 레이디버드』,프랑스 알랭 레네의 『흡연』『금연』2부작등 모두 22편이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경쟁부문 본선진출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영화가 압도적으로우위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중국권영화가 『교활한여우』 한편에 지나지않아 동양권영화는『화엄경』을 포함해 단 두편에 지나지않는 반면 유럽영화는 모두 15편에 이른다.프랑스가합작 포함해 모두 4편이고 스페인이 3편,영국.이탈리아.독일이각 2편,러시아.폴란드.헝가리가 각 1편씩을 차지하고 있다.이밖에 미국이 2편,호주.인도.브라질이 각 1편씩을 출품하고 있다. 심사위원장은 『마지막 황제』등을 제작한 영국의 제레미 토머스씨. 미국의 여류감독 수전 사이들먼,홍콩의 여류제작자인 슈팽,러시아의 소설가인 칭기즈 아이트마프등 10명이 심사위원으로참여한다.
『화엄경』은 고은의 베스트셀러소설을 영상에 옮긴 작품으로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눈을 통해 사랑과 미움,부와 가난,성숙등의 문제를 다분히 불교적으로 접근해본 영화다.지난해 극장개봉시에는별로 좋은 흥행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이 영화가 유럽의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현지시간으로 17일 오전 9시30분에 기자시사회,같은날 오후 5시30분 공개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날 저녁에는 심사위원 및 현지 영화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영화의 밤」행사도 열린 다.
이번 베를린영화제는 경쟁부문.포럼부문.파노라마부문등 크게 3부문에서 1백여편이 넘는 영화들이 소개된다.경쟁부문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은 키에슬로프스키의 신작인 『화이트』다.이미 삼색시리즈의 첫작품인 『블루』로 지난해 베 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그가 이번에도 그에 뒤지지않는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가 오랜만에 『흡연』 『금연』이란 특이한 제목의 영화를 동시에 두편이나 출품하는 것도 화제가 되고있다.80년대에 비교적 활동이 뜸했던 그가 과연 왕년의 명성에걸맞은 작품을 내보일지도 주목거리.
포럼부문에선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국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핀란드 아키 카우리마스키 감독의 신작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모세를 만나다』와 재작년 미 대통령선거 당시 클린턴의 홍보활동을다큐멘터리로 만든 D A펜베이커의 『워 룸』등 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파노라마부문에는 프랑스의 자크 리베트.일본의 야마다 요지등의 신작과 함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현지관객들에게소개된다.
또 이번 영화제 개막작품으로 선정된 이탈리아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의 신작 『리틀 붓다』도 주목되는 작품의 하나다.베루톨루치가 『하늘의 안식처』이후 3년을 소모하면서 완성시킨 이 영화는 부처의 어린 시절을 그린 영화.『마지막 황제』 로 미국시장진출에 성공하긴 했지만 작가로서의 그에 대한 평가는 날로 낮아지고 있는 편이다.키아누 리브스가 어린 부처역을 맡는 이 영화는 그래서 그의 재기작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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