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구조된 북한군 2명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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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7일 실신상태로 해상에서 구조됐던 북한 인민경비대 51연대4중대 3소대소속 김철진하사(23)와 김경철상등병(19)은 링게르를 팔에 꽂기는 했으나 건강한 모습으로 서울 수도통합병원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체구가 작고(김하사 1m56㎝,김상등병 1m55㎝)머리를 빡빡 깎아 군인이라기 보다 고등학생처럼 앳돼 보이는 이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질문에 대답하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기도 했다.
김하사는 곤란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으나 대답을 비교적 잘 했고 김상등병은 입을 열려하지 않았다.
김하사는『벌을 받더라도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로 김하사와 나눈 일문일답.
-어떻게 표류하게 됐나.
『25일 오후에 그물로 고기를 잡으려다 풍랑을 만났다.고기를잡는 것은 그냥 잡아먹으려고 했던 것이다(군관계자는 처음 이들이 부대부식을 마련키 위해 고기를 잡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기를 잡는데 파도가 치고 배에 물이 들어와 정신 없이 물을 퍼내다 해가 뜨는 것을 보고 기절했다.』 -불안하지 않은가.여기에서 강요는 없었나.
『지금도 불안하다.처음에는 죽일까 무서웠다.그러나 그런 강요는 없었다.』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불이익을 받지 않는가.
『불이익은 없다.하나도 걱정 안한다.그런 일이 있어도 돌아가야 한다.』 -서울 인상은.
『나가보지 못해 모르겠다.그렇지만 사람은 좋은 것같다』 -남한이 좋으냐.
『….』 -머리는 왜 삭발했나.
『지난해 10월 삭발지시를 받았다.머리를 깎으면 전투때 유리하고 위생에 좋고 치료할 때도 좋은 것이아닌가.』 -통일은 언제 될 것으로 생각하나.
『내년이면 된다.최고지도자 동지(金正日)가 그렇게 말했다.』-북한의 군복무는 얼마나 하나.
『군복무 기간은 10년이며 지금까지 7년 군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집에 휴가를 가지 않았다.』 이들의 북한 송환은 78년 5월 간첩선 침몰때 구조된 8명,78년6월 어부 4명 송환 이후 16년만의 일이며 군인으로는 처음 송환되는 케이스다.
〈安成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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