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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국제화.지능화 된 신용카드 위조사건 사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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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해 12월8일 엘지신용카드회사가 경기도 군포경찰서에 고소함으로써 탄로가 난 신용카드 위조사건은 주범으로 추정되는 白모씨(27.부산동래구온천동)와 李모씨(29.대전서구내동)등 2명이 아직 잡히지 않아 그 전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법이 대담하고 치밀해 카드회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엘지신용카드측은 처음 일본 오사카 일대 가맹점 3곳에서 1억8천만원의 청구서가 날아와 돈을 지불했으나 잇따라 거액의 청구서가 접수돼 수상히 여기고 가입자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여부를 확인했다. 회사측의 확인 결과 사기단이 신용카드를 위조,일본에서사용중인 사실을 밝혀내고 자체 조사끝에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白씨등은 카드위조에 필요한 물품을 지난해 9월4일 오전10시쯤 서울종로구인사동 인컴상사(카드전문제조사)에서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이곳에서 일반상용 카드와 똑같은 엑스포 무늬와 글씨가적혀 있는 空카드(골드.실버용)2천장과 카드활자에 황금색을 입히는 국산티퍼기 1대,카드에 글씨를 새기는 영문 엠버서기 1대.한글 엠버서기 1대를 구입했다.
인컴상사는 주로 호텔과 백화점 등 카드사용 업체의 주문을 받아 신용카드를 제작하는 회사.
이들은 지난해 9월초 인컴사에 찾아가『식품대리점을 개설하는데카드가 필요하다』며 공카드를 대량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어 카드위조에 필요한 엘지카드 회원 명단을 카드회사직원 李모씨(33)로부터 넘겨받아 회원들이 갖고 있는 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白씨집에서 위조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기단은 일본으로 건너가기전 같은해 9월중순 대전동구성남2동모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위조 신용카드로 요금을 지불,실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白씨 등은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市 중앙구종우위문점 미쓰테라 천양빌딩 2층 도모로구라부 등 엘지카드 가맹점에서 9월22일부터 10월29일까지 한달여 동안 3억3천7백만원 어치의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포경찰서는 엘지카드사측의 고소에 따라 5명중 엘지카드회사 직원 李모씨등 3명을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이들은 주범이자 일본에서 카드를 사용한 白모.李모씨등 2명이 모든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들은『전혀 관계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특히 회원명단을 넘겨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李모씨도『절대명단을 넘겨준 일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으며,주범인 白씨등은 사건이 드러나자 일본으로 또다시 잠적해 수사는 공전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카드위조 수법에는 다소 허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조카드는 비밀번호와 신상내용을 알려주는 검은색 줄인 뒷면 마그네틱선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일반 상가에서사용하고 있는 수동식 카드체크기는 마그네틱선이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조된 카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선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軍浦=嚴泰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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