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장세는 신에게 물어보라”/전문가도 상승­하락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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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상반기중 1천포인트 도달”/낙관론/“이번주부터 본격 조정 돌입”/비관론
증권전문가들은 현재의 여건으론 주가가 오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실명제 실시이후 증시이외에 돈이 흘러갈 곳을 모두 막아놓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앞으로의 증시를 이야기하려면 주가가 오르느냐,내리느냐보다 「언제까지,어느 수준까지」 오르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는 주가 양극화의 골이 심각할 정도로 깊어지고 있어 꺾일만한 시점인데도 계속 뻣뻣하게 고개를 드는 주식이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여력이 남아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주식인데도 힘없이 사그라지는 혼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측성」이 줄어들고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에 따라 장세판단도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증시가 본격적인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올 상반기중에 1천포인트 고지 정복이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급상승한 「거품」 주가의 종착역인 하락장세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섞여 나오고 있다.
유인채 한진투자증권 상무는 『고가주와 저가주 사이에 등락이 거듭되는 시소게임의 양상속에 「주가다지기」를 거치면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식을 얼마나 비싸게 파느냐보다 얼마나 싸게 사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용집 한국투자신탁 상무는 『일시적인 조정국면이 예상되지만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추가적인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폈다.
이덕화 동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유가·금리인하 등과 관련된 재료주 중심의 강세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매물부담 등으로 다소 기복은 있겠지만 1천포인트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내다보고 『그동안 낙폭이 컸던 소외 종목들의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김서진 대우증권 상무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저가주가 고가주와 함께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당국의 진정책이 당분간 주가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투자」를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광택 동부증권 조사부장은 『이달말까지 불루칩의 강세가 게속 이어지는 가운데 저PER주의 위력이 빛을 잃는 반면 저가주·은행주가 각광을 받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 장세가 「프로」들만이 모여 「갈데까지 가보자」는 식의 투기성 거래를 벌이는 형국이라 한꺼번에 폭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그런가하면 박광준 대우증권 충무로지점장은 『저가주가 반등을 시도하는 국면속에 강세가 지속되겠지만 증자와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는 2분기께엔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변의 소리에 혹하기보다 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따른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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