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씨 수감전 남편 만나 눈물 글썽/장영자씨 재수감 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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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구속통보 받자 실신… 부축받고 구치소로/담당검사 “실명제로 돈줄 막혀 사기행각”
○…장영자여인은 23일 밤샘조사를 받고 검찰이 자신을 구속시키려는 움직임을 눈치챈듯 24일오전 담당검사에게 남편 이철희씨를 만나게 해줄 것을 요구,잠시동안 만났다는 후문.
장여인은 검사에게 『(남편이) 나이도 있으시고 건강도 나쁘실텐데 얼굴이나 한번 보게 해달라』고 말했으며 이씨는 부인의 손목을 꼭 잡고는 『다시 들어가더라도 남자인 내가 들어가야 하는데…』라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이를 지켜본 검찰관계자가 설명.
○…이철희씨는 부인 장씨가 구속된뒤 약 1시간30분이 지난 오후 6시20분쯤 귀가. 이씨는 장씨가 구속된데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매우 침통한 표정으로 『왜 아픈 곳을 찌르느냐』고 대답.
이씨는 또 『골동품·부동산 등 처분가능한 것부터 빠른 시일내에 변제할 것』이라며 『변제능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골동품도 부동산과 함께 처분할 것인가』하는 물음엔 『얼마되지도 않는데…』라며 힘없이 대답한 이씨는 『구상중이던 사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엔 『이런 상황에서 무슨 사업이냐』며 되묻기도.
○…24일 오후 3시30분쯤 구속사실을 담당검사로부터 전해들은 장씨는 구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듯 한때 쇼크상태에 빠져 검찰은 의사를 불러 진단하게 했다.
검찰은 장씨가 『제대로 걸을 수는 없다』고 말하자 오후 4시50분쯤 두명의 여직원이 장씨를 부축토록 해 구속을 집행했다.
구속집행 과정에서 검찰청사 현관에서 사진기자들의 요청으로 걸음을 멈춘 장씨는 얼굴이 몹시 창백해 보였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기자들의 질문에 한마디도 대답을 못한 장씨는 취재경쟁을 벌이는 기자들을 빠져나오지 못해 시간을 끌다가 5분여만에 하얀색 그랜저를 타고 구치소로 향했다.
○…장씨가 검찰출두전 전주 하정임씨에게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산에 들어가 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조사결과 이는 구체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장씨에게 재산환원 계획을 물어보았으나 장씨로부터 어디에,어떻게 기증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답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이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서울지검 주선회 3차장검사는 『장씨가 처음부터 사기의사를 가진 것은 아니고 지난해 8월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돈줄이 막히자 어음을 급히 돌리는 등 어음사기 행각을 벌이게 된 것 같다』고 잠정결론.
주 차장은 『장씨가 부산 범일동 땅을 부산화학에 팔기로 했던 지난해 7월에만 해도 자금사정이 좋은 편이었으나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자신이 이용했던 사채의 전주들이 지하자금을 실명화하면서 몸을 사리는 바람에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자 이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
○…이·장 부부는 이번 사건이 문제가 되자 잠적,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장씨의 친정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언니 집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 수사관이 귀띔.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집에 있었으나 보도진들이 몰려오는 등 도저히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 장소를 옮겨가며 생활했다』고 검찰에서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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