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항공협정 체결되면…/서울∼북경직항로 3월까지 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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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운항시간 90분 단축… 교류 가속화/복수항공·관제이양점등 막바지 절충
한국과 중국간의 항공협정이 곧 체결될 것으로 보여 두나라간의 경제협력과 교류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서울∼북경간 직항로가 열리고 중국 영공 통과가 가능해지면 제주 남단을 거치는 현재의 2천2백44㎞에 비해 거리는 1천㎞ 이상 단축되고 운항시간도 현재의 3시간30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유럽행도 기존의 시베리아 항로(서울∼니가타∼하바로프스크∼시베리아∼유럽)에 비해 1천5백여㎞가 줄어들고 시간도 3시간37분이 단축된다.
한·중 양국은 현재 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3월중에 항공협정을 체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북경에서 복수 항공취항 문제 등 세부사항에 대해 막바지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실무협상에서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관제이양점에 관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부 당국자는 『현재 한·중 양국간의 항공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으며 협정문안에 대한 마지막 검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3월중에 서울∼북경간 직항로를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92년 8월 수교이후 작년 11월까지 모두 4차례 진행된 항공회담에서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정한 관제이양점 1백24도를 무시하고 이를 1백25도로 변경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이 협상에서 서울∼북경항로의 경우 1백24도로 한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상해노선에 대한 관제이양점 문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와 같이 전세기를 운항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중 양국은 복수항공 취항문제·노선문제·이원권문제 등을 놓고 아직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우선 복수항공 취항과 관련해 중국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중 한 항공사만 취항할 것을 바라고 있으나 한국은 두회사 모두 취항하자는 입장이다.
중국은 현재 중국 민항만 서울에 취항하는 점을 들어 형평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두 회사가 취항할 경우 중국민항이 손님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선과 관련해 한국은 서울과 북경·상해·심양·청도·대연·광동을 잇는 6개 노선을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은 서울과 북경·상해의 2개 노선만 먼저 개설하자는 입장이다.
한·중 양국 정부는 비행기가 서울이나 북경 등을 경유해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이원권도 절충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중 양국은 86년 아시안게임을 게기로 항공교류의 물꼬를 텄으며 91년 7월부터 서울과 천진·상해간 정기 전세기가 운항되기 시작했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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