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일감 줄어 울상-현금 수요 격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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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나라 안에 하나밖에 없는「돈 공장」인 한국조폐공사가 不況을 겪고있다.독점 公기업임에도 불구,일감이 줄어든데다 마땅한 대체사업도 없기때문이다.
최근 조폐공사의 업무보고자료에 의하면 지폐 생산은 지난 91년 12억1천5백만장에서 92년 7억9천5백만장,지난해에는 6억5천만장으로 줄었다.동전(91년 8억7천6백만개→92년 7억3천만개→93년 3억3천2백만개)과 수표(92년 18억9천4백만장→93년 14억7천2백만장)도 비슷한 추세다.돈 공장의「일감」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용카드,온라인,지로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현금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금융의 선진화가 돈공장에는 가장무서운 불황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폐공사의 당기순이익은 92년만 해도 1백26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겨우 10억원뿐이었다.그나마 당초에는 2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됐었으나 기구축소.명예퇴직등을 통해 인력을 9%(2백91명)줄이고 간부들은 임금인상분을 반납하는등 자구노력을 벌여 간신히 흑자유지를 할 수 있었다.
공사측은 한편 올해 지폐와 동전의 생산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늘려잡고 있다.실명제로 현금 수요가 다시 늘어난 바람에 숨통이조금은 트인 셈이다.
대신 수표 수요는 더욱 줄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념주화,우표,증.채권,훈장등도 생산을 줄여야할 상황이어서 경영사정이 그리 호전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있다.
〈표참조〉 공사는 이에 따라▲東南亞 국가들을 주된 고객으로 하는「돈 수출」을 지난해의 2백27만달러에서 올해는 4백만달러까지 늘리고▲올해부터 새로 허용되는 상품권의 인쇄를 최대한 유치하는등 일감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體重」을 줄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보고 옥천.경산.부여등3곳의 조폐창을 2곳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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