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래학서적 여백의질서 낸 연대경영학과 오태민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미래엔 순발력과 유연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거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중앙집권화.관료주의.몰개성화.대량생산.매스미디어의 병폐등으로부터 탈피하는 방법은「지역화」에 있다. 개인이나 가정의 울타리보다는 공공성을 띠고,국가나 세계라는 틀보다는 융통성이 있는「지역」에서 미래는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어엿한 著者인 吳泰敏군(24.연세대 경영학4.총학생회부회장)이 자신이 지은 책『여백의 질서』에서 예견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이다.
우리 사회가 앨빈 토플러나 폴 케네디등 외국 학자들이 쓴 미래학 서적에 의존해 미래를 전망하는 풍토여서 吳군의 노력은 더욱 값지다.
『운동권에서 나와 방황하던 92년 경실련 여름캠프에서 金찬호선생님(연세대 문화인류학강사)의『한국시민사회론』을 들으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한달에 걸친 구상끝에 나온「문화최소단위론」이 이 책의 시작입니다.』 吳군은 미래사회는 개별성이 존중되며사회 전 분야에 참여가 확산되는 아마추어리즘이 만개할 것이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친구들과 돌려 읽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문화.철학.역사.경제등 다방면의 책을 읽으며 스터디를 하다공부가 본궤도에 오른 92년 겨울 아예 합숙에 들어갔습니다.』吳군이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인간관계.
『각자가 써온 논문을 돌려 읽고 토론하며 내용을 다듬었습니다.그 과정에서 친구들이 빠져나갈 때가 제일 괴로웠습니다.』 겨울 내내 쓴 논문을 아는 교수들에게 돌렸으나 반응이 없어 이들이 절망에 빠졌을때 우연히 이 글을 본 金찬호씨가『같이 해보자』며 가세했고 결국엔 吳군과 金씨만이 남아 책을 완성했다.
『암기력이 떨어져 평소 열등감을 느꼈습니다만 이 책을 통해 모든 열등감을 극복했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지난해 1학기 휴학까지 했던 吳군은 그동안 2백여권의 책을 읽었고 읽을 사람이 없어 국내에 들어오지 않던 외국서적을 수입상을 졸라 수입하기도 했다.
『요즘 시설등 하드웨어측면에서 대학사회가 위기라는 말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만 진짜 문제는 대학사회에 진취적 사고와 행동이 날이 갈수록 움츠러드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원문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학생들을 외국에 보내 교육현장을 견학시키겠다는 吳군은『총학생회가 더이상 학생들이 소모돼나가는 곳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李相列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