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처리 낙동강 식수원오염 사태로 본 실태와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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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낙동강 수돗물 오염으로 전국이 들끓는 가운데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의 안전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수돗물은 냄새가 심한 암모니아성 질소오염으로 당장 알수있었지만 이번에 검출된 여러 물질보다 독성이 강하면서도 냄새도 색도 없어 오염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수두룩하다며 위험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돗물의 안전성을 높이려면▲원수채취과정에서 독성위주로 개별위험물질을 검사하고▲위험물질이 일정량을 넘으면 기존 정수과정외에 고도정수과정을 거쳐 개별오염물질을 별도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하며▲독성물질이 나올수 있는 공장등의 주 변수역을 늘집중감시하는 點오염원 감시체계와 위험모니터링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개별 위험물질을 확인할때「물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위주로 조사하는 현행 체제보다 물에 들어갈 가능성과는 관계없이「인체에 위험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독성이 강한 것」위주로 조사하는 독성확인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이번의 벤젠도 물에들어갈 가능성이 적어 검사항목에서 배제될 정도지만 미량으로도 독성이 대단해 일단 오염되면 문제가 크다.
지금 하고있는 상수도 제조과정은 물을 흐리게 보이는 부유물질등을 걸러내고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시켜 맑게 보이게 한 다음 들어있는 세균을 염소로 죽이는 공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발암물질을 포함한 오염가능성이 있는 개개의 독성물질을 별도로 제거하거나 분해하는 공정은 없고 희석만 하는 실정이며 검사항목에 없는 독성물질도 많아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염소소독과정에서 물속의 유기물질과 결합해 생기는 THM(트리할로메탄)이나 공업용 세척제인 TCE(트리클로로에틸렌)등 발암물질은 검사는 하지만 제거공정이 없고 제초제등 생산과정의 부산물로 간암을 일으키는 TCDD(다이옥신의 일종으로 고엽제의 원료)나 벤젠.벤조에이피렌등 다양한 발암물질도 물속에 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검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약대 鄭鎭浩교수(독성학)는『이제는 물을 맑게만 하는 수준을 넘어 고도정수처리로 물속의 독성물질을 제거,물의 안전성을 높이는 선진형 수돗물 제조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또 鄭교수는『하천상류에 어떤 공장이나 오염원이 있는지 ,거기서 어떤 발암성 독성물질이 많이 나올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염가능성이 큰 독성물질에 대한 집중적 검사와 관리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유해물질은 양이 미량이라 당장 집단적으로 커다란 문제를일으키지 않아 관심의 영역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장기간에 걸쳐 독성이 나타나 암등을 일으킬수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서울大 보건대학원 鄭文植교수는『선진국들은 몇년을 주기로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과 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수질차이를 분석,수도관에 의한 오염정도를 점검하고 기준에 어긋날 경우 교체하고있다』고 소개하고 우리도 이에 대한 관심이 절실 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어떤 발암물질이 있다고해서 당장 모든 사람에게 암이 생기거나 암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어느 정도 양이 돼야하고 어느정도 기간에 걸쳐 계속 몸에 들어가야 사람의 체질에 따라 암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환경처가「어떤 물질이 있다 없다를 확인」하는 定性검사로 존재유무만 확인하고 우선 발표한후「어느 정도 있는가」하는 定量검사결과는 뒤에 발표하기로 한 것은 국민에게 괜한 공포심만 심어준다는 지적이다.오염물질이 문제가 되 는 것은 존재여부 하나만 가지고는 말이 되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양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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