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흑인들 오늘의 자화상 찰칵-워커힐서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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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오늘을 사는 미국 흑인들의 삶과 희망을 흑인사진작가들의 시각으로 담아낸 사진전이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2월6일까지 워커힐미술관에서 열리는『우리들의 노래』란 제목의전시회가 그것이다.
『미국흑인들의 자화상』이란 부제가 붙은 이 사진전은「오늘날 미국에서 흑인이란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55점의 사진을 통해 가감없이 보여준다.조지아주의 농부.교도소 수감자.무용수등평범한 흑인에서부터 사회적 성공에 도달한 톱랭킹 의 프로테니스선수와 법률회사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미국사회의 한 기둥을 떠받치고 있는 흑인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있다.또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나 젊은이들의 사랑,그리고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노인들의 우수에 찬 표정들이 미국 흑인의 자화상으로 함께 그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60년대 흑백인종간의 날카로운 대립속에 절망하고 좌절했던 흑인들의 분노에 찬 몸짓이나 응어리진 눈길들은 보이지 않는다.오히려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제도적 평등을 누리며 다양한 삶을 영위하는 흑인들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흑인도 미국사회의 엄연한 한 구성원임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사진전을 기획한 단체는 1989년 미국흑인들의 문예창작지원과 진흥을 목적으로 흑인들이 설립한 뉴 아프리칸비전이란 비영리재단이다.워싱턴 포스트지의 흑인사진기자 더들리 브룩스와 역시사진기자 출신의 미셸 치어스,진보적 흑인문화잡지 『ONE』발행인인 에릭 이스터등 3명이 기획자로 참여했다.이들은 퓰리처상수상자 4명을 포함해 사진기자.프리랜서 사진작가등 50명을 위촉,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가능한한 모든 시각에서 미국흑인들의 삶을 담도록 했다.
이 작품들은 이들이 찍어온 5천장이상의 사진에서1백50점을 선정한 것으로 92년2월 워싱턴주 코코란갤러리에서 첫 전시를 가진 이래 전미국에 순회전시됐다.국내에 들어온 사진은 이가운데다시 해외전시용으로 재선정된 것들로 33명의 사 진 55점.서울전시를 마치고 대구.부산.광주를 순회한 뒤 아시아 6개국에 순회전시될 예정이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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