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또 수돗물 파동 끝없는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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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수돗물에서 기름냄새가 난지 벌써 닷새째예요.도대체 식수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니….』 9일 하룻동안 中央日報 편집국에는상수원인 낙동강에 분뇨가 무단 방류된데 이어 기름까지 유출돼 악취나는 수돗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마산.창원지역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들은 91년 페놀유출로 식수파동을 겪었었다며 식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했다.
『밥에서 기름냄새가 나는데다 밥통에 잠시만 보관해도 누렇게 색깔이 변하고 악취가 더 심해집니다.』 형편이 나은 집들은 얼마전부터 아예 생수를 사다 마시지만 계속 수돗물에 밥을 짓고 있다는 徐복순씨(43.주부.마산시)는 식수파동이 이만저만한 고통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더구나 상수도원의 오염 사실을 은폐,공개하지 않은 상수도 관리당국의 무책임때문에 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며칠전에는 물에서 인분냄새가 진동하더니 이제는 기름냄새가 나 목욕탕에조차 들어갈 수 없어요.』 식수는 고사하고 제대로 씻을 수도 없다는 金경주씨(26.여.창원)는『수돗물에서 악취가난다는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지난번엔 페놀냄새로 그렇게 고생시키더니 이번엔 기름까지…』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나마 냄새나던 물이 어제 오늘은 나오지도 않아요.』 『밥과 국에서 기름냄새가 나는건 물론이고 행여 소독이나 하면 나을까 싶어 물을 끓여 보면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요.』 주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만은 끝이 없었다.
창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암모니아의 농도가 얼마 안돼 별 문제가 없습니다.그 정도면 염소 처리로 안전한 식수가 가능할 겁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해명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깨끗한 환경이 사회문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요즘 수돗물 관리조차 제대로 못하는 당국의 환경 관리의식이 한심스러울 따름이었다.
〈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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