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의 신비한 美 비결은 독특한 표현기법-정우택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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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고려불화의 장엄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은 어디서 연유하는가.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불화 특별전(2월13일까지)이연초부터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주최측인 호암미술관이 7일오후 동방플라자 국제회의실에서 이를 해설하는 두번째 일반강연회를 열고 고려불화가 가진 아 름다움의 비밀을 소개했다.
이날「고려불화의 표현기법」이란 제목으로 강연에 나선 불교미술전공의 鄭宇澤교수(경주대 문화재과)는 1백여장의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은 그 독특한 표현기법에서 연유한다고말했다. 鄭교수는 외견상 고려불화가 화려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이유중 첫번째로 거의 모든 윤곽선과 문양에 사용되고 있는 金粉의 존재를 꼽았다.
가사의 붉은색,가사밑의 大衣에 칠해진 녹청색,그리고 치마의 군청색등 정형화된 채색위에 고르게 사용된 금분은 채색간의 통일과 조화를 가져다준다는 것.
또 鄭교수는 고려불화의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은 背彩法과바림기법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얼굴등 肉身部표현에 사용된 배채법은 조선시대 초상화와 마찬가지로 그림의 뒷면에서 색을 칠해 색이 배어나오게 하는 기법.
신체윤곽선은 모두 세번씩 붓을 대 입체감을 살리고 있는데 가는 먹선으로 먼저 윤곽을 그리고 그위에 붉은색의 가는 선을 입힌뒤 그 선에 따라 붉은색의 엷은 붓질로 바림을 해놓아 보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입체감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 鄭교수의 설명이다.
鄭교수는 고려불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문양으로 蓮花唐草圓文을 꼽았다. 중국과 일본의 불화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이 문양은 그변형추이에 따라 시대적 구분도 가능한데 보살의 온몸을 뒤덮고 있어 精緻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전해준다는 것이 다.
또 투명해 보이는 비단가사는 가는 흰선을 무수히 그어 면을 채운 것으로 색의 혼합으로는 도저히 만들어 낼수 없는 신비로움을 자아낸다고 그는 설명했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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