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러시아 위기의 해결手順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약력▲現 러시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 주필겸 발행인.40세▲모스크바大 저널리즘 학부졸업▲88~90년 모스코프스코예 노보스티지 정치담당논설위원 러시아는 지금 몹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 천정부지의 인플레나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경제개혁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기란 바로 권력층에 있는 정치가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이를 올바로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그들은 자신들의 환상을 사회전반에 심으려고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2일에 실시되었던 총선 과정과 그 결과,그리고 그에 대한 해석이 위에서 언급한 사실들에 대한 명확한 예가될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선거가 있기 전에 러시아에서는 의회 해산이 있었고 이어 의사당에 대한 무력진압이 행해졌다.
정부에 의해 실시된 정책들이 유권자들에게 아무런 이득도 가져다주지 못했음을 감안한다면 국가의 首都 한가운데에서 이러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정부쪽 인사들이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 다.그럼에도불구하고 親대통령黨인「러시아의 선택」은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원내 제1당이 되기는 했으나 가까스로 20%를 넘는 의석을 차지해 사실상 패배한 거나 다름없고 그 패배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선거 결과가 드러나는 순간 「러시아의 선택」은 심한 허탈에 빠졌고 다른 모든 개혁성향의 정당들을 공산주의와 파시즘 세력에동조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선 「러시아의 선택」스스로가 자신들의 원래소속 당원들 이외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른 민주정당들 및 민주세력들과 연합하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러시아의 선택」의 실패는 비록 그들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예기치 못한 것이었지만 실제로 객관적인 관측자들은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
자기 기만에 가까운 이와같은 결과의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자신들을 러시아內의 선두적인 민주세력이라 자칭했던 그 黨이 다른 민주세력 출신의 그 어떠한 누구와도 조금의 권력도 나누기를 원치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순전히 독재적인 볼셰비키의 전통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현재 러시아의 민주주의자들이 여러면에 있어서 이전의 공산주의자들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들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결론 에 도달하게하고 있다.
총선과 함께 사실상 옐친에 의해 제안되고 만들어진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실시되었다.
새 헌법안에 대한 지지자들조차 대통령의 권한이 다른 권부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대통령은 자신의 행동에 있어 거의 무한한 권리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고 있다.이미 발효중인 이 헌법은 실제로 권위주의적인 대통령중심 정권을 초래했으며 단지 대통령을 물러나지 않게 하는 선 내에서만의 민주주의를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겐 이러한 헌법이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헌법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러시아의 민주적인 관측통들뿐만이 아니라 외국 특파원들도 최근크렘린이 점점 더 밀실 정치투쟁의 방법과 정실주의,대내외 비밀외교, 원래 자신의 진영출신이었던 政敵들과의 부정직한 투쟁,언론자유를 통제하려는 기도들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 급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정치는 러시아에서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
새 의회에 진출한 각 정파의 지도자들은 지금 크렘린이 행한 음모와 기만이 가득찬 정치전략과 전술의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
예상되었던 것과 같이 의회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정부에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의회는 대통령과 정부의 非이성적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자신들의 작은 권한을 더욱 더 세심하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현재 크렘린은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있고 가까운 시일내에 우리는크렘린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 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각 정파의 지도자들은 그 자신들의 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도덕적인 면에 있어서 첫 승리를 이미 획득했다.
새 의회의 의사일정이 대통령령에 의해 크렘린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기로 검토되던 무렵에 그들은 이미 첫번째 의회의 의사일정을 크렘린에서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여러모로 보아 의원들은 親대통령系 정당의 대표자가 아닌 인물을 새 의회(하원-두마)의 의장으로 추천할 뿐만 아니라 크렘린이 그를 매수할 수 없도록 하기위해 그로부터 실권을 박탈하는데성공할 것이다.
한마디로 대통령과 그의 측근 정치세력들은 이미 선거가 끝난후자신들이 단순히 승리를 확신했거나 자신의 관리하에 둘 것으로 생각했던 당과 정치세력들에 하나씩 하나씩 패배했다.
옐친이 의회나 사회전체와 대결노선을 재차 선택할 것인가,아니면 좀 더 유연한 정책을 선택할 것인가는 앞으로 조만간 구성될정부 구성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가 두번째 방법을 택할 가능성은 적다.
***유연한政策 어려울듯 왜냐하면 그가 지금까지 견지해온 노선은 극단적으로 대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든 러시아의 새로운 정치위기는 앞으로 몇달의 기간중 더 격화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옐친 대통령은 극단적으로 강경하게 대처해 위기를 보다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옐친은 자신의 전술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왜냐하면 전술의변경은 그가 오늘날 자신의 개인권력을 유지하는 기반인 그의 측근세력을 거의 모두 교체해야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제타지 주필겸 발행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