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대규모 수질오염-경북.경남주민 수돗물 악취로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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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91년 페놀오염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규모 수질오염사건이 또다시 낙동강에서 발생했다.
경북 달성.고령군주민 3만여명은 3일부터 3일간,경남 마산.
창원시와 함안.창녕지역 40만 주민들은 5일부터 2일간 수돗물에서 악취가 풍겨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등 큰 고통을 겪었다.
이번 수돗물파동의 원인은 아직 최종결론이 나지 않은채 관계기관에서 조사중에 있지만 대구시분뇨처리장에서 신년 연휴동안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금호강으로 그대로 흘려 보낸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환경보건연구원은 6일 오후『수질오염의 원인은 대구시 분뇨처리장에서 신정연휴동안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금호강으로 내보낸 분뇨성분인 암모니아 질소성분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라며『처리장의 방류수에서 암모니아 질소성분이 음 용수기준치의44배가 넘는 22.4PPM 검출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행정당국이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관리하기에 이같은 수돗물 오염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는가다.당국은 문제가 일어난 뒤에야 허둥대며 원인조사에 나서는등 늘 사후약방문격의 행정을 펼쳐왔다. 낙동강 수질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나있는 케이스는 얼마든지 있다.
낙동강 상류인 영주시 적서논공단지의 알루미늄판 제조공장인 삼양금속에서 지난해 12월19일 폐압연유 탱크에서 폐유 5t이 새어나와 예천군감천면 내성천을 크게 오염시켰는데도 보름이 지난뒤에야 이를 발견,낙동강으로의 유입을 막기 위해 오 일펜스를 설치하는등 뒷북을 쳤다.
이처럼 낙동강수질관리에 허점이 계속 드러나는한 낙동강을 생명줄로 삼고 있는 1천3백만 영남주민들은 계속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일단 오염사고가 발생했을때 피해지역을 줄이는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번 수돗물파동에서 보듯 경북지역에서 악취가 발생한 2일후 하류인 마산.창원지역에서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3일 경북도에서 경남도에 통고했지만 이를 막지못하고 그대로 당한 것이다.
관계행정당국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활성탄을 투입하는 미봉책이상의 대책을 세우지 못한 까닭이다.
상류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면 재빨리 주민들에게 알려 각 가정에서 사전준비를 하도록 하거나 낙동강이 오염됐을 때를 대비해별도의 수원을 확보하는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大邱=金善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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