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로 벽 금가고 관 뒤틀려/아파트 가스 새 화재위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안전공사 “전면교체·보수시급”/벽 균열도 방치해둬 더 벌어져/여의도 「목화」
지하철 5호선 한강하저터널 공사구간에서 15m쯤 떨어진 서울 여의도 목화아파트(2개동 3백12가구)중 1동이 지반침하로 벽이 갈라지고 가스관이 뒤틀리면서 가스가 계속 새나와 대형가스사고 위험을 안고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측도 현장조사 결과 도시가스 배관이 변형돼 곳곳에서 최고 1만PPM의 가스가 새 나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가스관을 전면 교체하거나 보수한 후에 가스를 사용토록 하라」는 등 공문을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에 보냈을 정도다.
이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지하철 5호선 5∼18공구 한강 하저터널공사가 90년 11월 시작된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아파트벽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외벽의 가스관이 뒤틀리면서 이음새 부분에서 가스가 누출돼 대형 화재사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에앞서 지난달초 『지하철공사로 건물 벽이 갈리지고 지반이 내려앉는 등 대형사고 위험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안전대책을 세워 줄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기까지 했다.<중앙일보 93년 12월6일자 22면 보도>
그러나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측은 이후 아무런 안전점검이나 대책도 세우지 않은채 공사를 계속해오며 한국가스안전공사에 가스누출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조사를 의뢰했을 뿐이다.
이 바람에 균열현상이 더욱 심해져 1동 8호와 9호 라인 사이 외벽의 경우 틈새가 최고 10㎝까지 벌어져 한달새 2㎝나 더 넓어졌고 집내부 천장까지 갈라지는 등 균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건설본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28일 현장조사에 나섰던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이음새 부분(입상관이 갈라지는 T부분)과 미터기 주위(가정인입관 엘보)가 여러곳에서 변형돼 가스가 최저 50PPM에서 최고 1만PPM까지 누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가스안전공사의 한 관계자는 『외부뿐만 아니라 일부 가정에서는 집안에서도 누출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스안전공사 김무겸씨(39·도시가스과)는 『누출원인은 아파트 벽의 균열로 관이 뒤틀렸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밀페된 집안의 경우 공기중에 도시가스 비율이 5∼15%가 되면 정전기현상이나 작은 스파크에도 폭발하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김학재차장은 『지하철공사 때문에 아파트 균열이 생긴 것은 사실이며 이상이 있는 배관은 보수해주겠다』고 밝혔다.<이계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