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역사 새로쓰기 첫결실 신편한국사 고려편 일부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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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반만년 우리역사를 총60권에 담아내는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朴永錫)의 방대한 역사 새로쓰기 작업이 드디어 첫 결실을 보게됐다.
지난 89년부터 『신편 한국사』편찬작업을 추진해온 국사편찬위는 甲戌年 새해를 맞아 60권 가운데 1차로 4권을 선보였다.
이번에 간행된 1차분4권은 제12권 「고려왕조의 성립과 발전」,제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제14권 「고려전기의 경제구조」,제18권 「고려 무신정권」등 고려시대의 정치.경제를 기술한 책들로 각권 4백~5백쪽 분량이다.국사편찬 위는 우선 각2천5백권씩을 간행,정부간행물센터를 통한 배포에 나섰다.
국사편찬위는 금년말까지 6권을 추가해 중세사를 완료하는등 연차적으로 간행작업을 계속,오는 98년까지 60권 전부를 완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국사편찬위는 이미 70년대에 25권으로 된 『한국사』를 간행한 바 있으나 그 이후 괄목할만한 연구성과가 국사학계에 새로 축적됨에 따라 이를 발전적으로 수렴키 위해 한국사 전체를 완전히 새로 집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작업의 실무책임자인 邊勝雄국사편찬위 통사실장은 『이번 작업에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원로와 소장학자를 포함한 국사학계 전체가 참여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을 위해 국사편찬위는 이기백.변태섭.이태진.김정배.
이기동.신형식.정석종교수등 44명의 국사학자로 편찬위원회를 구성.운영중이며 집필에는 역사학 외에도 정치.경제.사회.문학.과학.미술.음악.종교.민속.인류학등 한국학 관련학자 4백50명이참여하고 있다.
60권은 총설 1권,시대사 54권,연표 3권,논저목록 2권등으로 꾸며질 예정인데 시대사는 선사 2권,고대 8권,중세(고려)10권,근세(조선)15권,근대 10권,현대 9권 등으로 돼 있다.이 가운데 근대까지의 46권은 목차작성이 완 료됐고,조선후기까지의 36권은 집필이 위촉된 상태.또 고려시대등 20권은이미 원고작성까지 끝났다.
그러나 해방이후 현대사의 경우는 연구성과가 미미한데다 시대적근접성 때문에 아직 목차작성조차 못한 상태다.이에 따라 국사편찬위는 97년까지 15억원을 투입,현대사를 중심으로 5백개 과제에 대한 연구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邊실장은 『일반국민들이 용이하게 한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글 위주로 쉽게 서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말하고 신진소장학자들을 대거 참여시켜 민족주체사관에 입각한 진보적 시각을반영했고,최근의 활발한 고고학적 성과를 수용해 선사시대를 체계화 했으며,가야.발해사도 각권으로 편집,독자적 역사성을 부각시킨 점등을 『신편한국사』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특히 북한이 80년을 전후해 총33권으로 간행한 『조선전사』의 연구성과 가운데서도 평가할 만한 점은 수용했다는 것.
국사편찬위는 각권 5천8백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판을 만들어 일반국민에게 배포할 계획이나 이 책들이 정부간행물 판매.보급규정에 묶여 정부간행물센터를 통해서만 판매할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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