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논술」 합격 변수로/암기 안통하고 배점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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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고교수업·입시준비 큰 변화예상
올 대입의 국어과목에 첫 출제된 「논술」이 합격의 주요 변수로 떠오름에 따라 일선고교의 수업 및 학생들의 학습형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부분 수험생들이 이에 익숙치 않은데다 보편적인 논리전개 능력 부족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도 입시에서도 별도의 대비여부에 따라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1∼2개에 불과한 문항수에 비해 배점은 25(연세)∼40점(고려)이나 되고 내년 입시에서 본고사를 치를 대학이 대다수 국립대를 포함,40여개에 이를 것으로 보여 학교마다 이번의 출제형태에 맞는 학습방식의 개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일선고교에선 폭넓은 독서와 함께 신문사설이나 각종 논평 등을 참고로 한 주장·논리전개 등을 수업과정에 포함시키거나 과제·토론을 통해 익히도록 하는 방식을 대거 도입할 움직임이다.
이번 시험에서 논술을 치른 서울대 등은 특히 내년도에도 이번의 형태를 새롭게 발전시킨 방식의 논술을 택할 전망이어서 이에대한 각별한 준비가 불가피해졌다.
논술주제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문제점·원인」을 논하도록 한 서울대는 출제의 정확한 채점을 위해 이미 한달전부터 채점교수들의 워크숍을 통한 준비를 갖췄으며 내년도에도 이같은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연세대는 「사회발전에 있어서 신·구세대 의견합일이 필요하다는 명제를 반박하라」는 것과 「흑백론·양비론·양시론 극복방안」 등 2개로 지문을 주고 의견을 묻는 새로운 유형을 채택한데 이어 내년에도 수험생들의 폭넓은 사고와 논리전개 능력을 측정하는 형태를 갖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인문계는 자연과학의 중요성을,자연계는 인문과학의 중요성을 논하라」는 것으로 서로 생소한 분야를 논술하도록 해,특히 까다로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논술시험의 채점은 논리의 구성과 전개과정의 적합성,그리고 사고의 깊이를 종합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제시된 조건에 맞춰 출제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교과서 위주의 암기식 수업방식은 앞으로 입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제 폭넓은 독서와 토론,작문위주의 수업방식으로 논술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내다봤다.<권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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