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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나갈때 내병 정확히 알자-낯선곳서 병.처방몰라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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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제화.개방화가 더욱 가속화될 새해에는 건강.의료분야에서도 보다 선진적인 시각과 행동이 요구된다.한차원 높은 건강의료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제시해본다.
[편집자註] 국제화.개방화로 해외여행중 현지에서 급하게 치료받는 수도 많고 외국인이 국내병원을 찾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그런데 환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사안과 자세에서 한국인들은 선진국 사람들과 차이가 많아 현지에서 적잖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의 병명과 처방받은 약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서울高麗병원 외국인클리닉 朴用雨과장(가정의학)은『구미쪽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구체적인 병명은 물론 처방약의 작용.부작용,심지어 그 병에 쓸수있는 다른 약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있다』고 밝혔다.환자들이 이같이 자신의 병과 처방약에 대한 정보를상세히 알면 외국에서 낯선 의사를 만났을때 합당한 진료를 받기가 한결 쉽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예로「심장이 나쁘다」고만 알뿐 심장병중에서도 박동이 불규칙한「부정맥」인지,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협심증」인지 모르는 수가 많은 실정.이에 대해 朴과장은『의사도 잘 알려 주지 않고 환자도 잘 알려 들지 않는 풍토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외국에서 병원에 갔을 때『부정맥이 있어 니페디핀이라는성분의 약물을 언제부터 복용하고 있었다』고 현지의사에게 밝혀주면 값비싼 여러 검사를 다시 하지않고도 간단한 상태확인과 함께처방을 받을수 있다.의료비도 절약되고 언어소통 이 잘 안돼도 현지의사의 보살핌을 받기에 불편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병이 있는 사람은 출국전 의사에게 자신의 병명과 처방약의 성분명을 영어로 알아둘 필요가 있으며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그 정도는 평소 알고있어야 급할때 다른 병원에 가서도 도움이 된다.
美國병원들은 진단명.처방약 내용.주의사항등 기본적인 것은 추가비용없이 진찰때 알려준다.서울大 보건대학원 鄭慶均교수(한국에이즈연맹회장)는『상당한 별도설명료를 더 물고 보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면 관련의사들이 모두 모여 차트.슬라이드 심지어 비디오까지 보여주며 상태.치료법.앞으로의 상황등에 대해 환자나 가족들이 알기 쉽게 일러준다』고 소개했다.전문가들은 국제화시대에는 환자도 의료인들에게 맡기기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내 병,내 약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 아두는 자세가 필요하며 의사들도 환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환자가 많아 시간이 없다면 기본 충고사항을 프린트라도 해서 나눠주는 성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간 국민의료비 지출이 GNP의 7%선으로 세계 상위권인 나라에서 환자들이 그만한 서비스를 못받고 있고 의사들이 그런 서비스를 하도록 제도화되어있지 않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충분한환자교육은 의료서비스 선진화의 핵심으로 치료효과 를 높이고 의료진의 일손을 줄이면서 의료비도 줄이는 지름길』이라는게 세계보건기구의 충고이기도 하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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