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성코닝 지역전문가 김종신 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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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화는 세계 시장에서 서로의 상품뿐만 아니라 의식까지도 주고받는 것입니다.이 점에서 우리는 당장 맹목적인 국수주의부터버리는 국내의 국제화가 시급합니다.』 삼성코닝의 지역전문가 1호로 선발돼 92년11월16일부터 지난해 11월15일까지 일본에 파견됐던 金鍾信대리(30).
지난 91년부터 삼성그룹은 해외 전문가 양성을 위해 독신사원을 1년간 해외에 파견하는 지역전문가제도를 도입했는데 89년7월 입사한 金대리는 입사 3년만에 삼성코닝에선 처음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만 1년동안 일본의 30개 縣과 51개 도시를 둘러보고 대학생.회사원들과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일본의 국제화를 그는한마디로「직업적인 국제화」라고 평한다.
일본인들이 전화를 받을때 평소 목소리보다 한 옥타브 올라가는것에서부터 고객에게 비굴할만큼 친절한 것등이 바로 그 증거라는것이다. 金대리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 한 토막.
오사카에서 일본의 한 상인을 만났는데 그 상인은 金대리가 한국인임을 알게되자 대뜸『어디 金씨냐』는 질문을 해왔다고 한다.
자연히 화제는 한국의 가문 얘기부터 시작해 문화.관습까지 흘러갔다.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데 흡족해진 金대리는 일본 상인의 요구를 들어주게 됐으며 나중에야 이것이 일본의 해외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알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국제화를 위해서는 무엇을 위한 국제화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인가를 먼저 전략적으로 계산하는 치밀한 준비가 선행돼야합니다.』 金대리는 일본이 과거 메이지(明治)유신때 내건 국제화는 철저히 준비된 국제화로 국민 모두가 의식을 함께 한 것이었으며 아직도 오늘의 일본 사회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역전문가 생활동안 기존의 사고를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일본 젊은이들과「勉强會」라는 스터디그룹까지 조직할 정도로철저한 국제화 수업을 받았다.
이제 일본을 이해하고 일본인들을 알게 된 金대리는『앞으로 그들과 당당한 비즈니스 경쟁을 펼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바로 이런 것이 진정한 국제화로 얻어지는 소득이 아니겠느냐』고 웃어보였다.
글=朴承熙기자 사진=張忠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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