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유럽경제지역」(EEA)/최대 무역블록으로 “결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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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GNP·교역량 「나프타」 능가… 화폐통합 박차/경제 지역주의 심화 예상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블록이 될 유럽경제지역(EEA)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유럽동맹(EU) 12개국이 지난해 1월1일부터 발효시킨 단일시장에나 오스트리아·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5개국이 추가로 참가한 EEA는 지중해로부터 북극까지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었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EFTA 4개국은 EU의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한 막바지 교섭을 올해 3월말까지 마무리지은뒤 내년 1월1일부터는 EU 회원국으로 시장통합뿐 아니라 통화·정치·경제 등의 부문에서도 공동보조를 취하게 된다.
EEA는 이에 따라 같은날 출범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통합(EMU) 2단계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다져진 정치적 결속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인구 3억8천명을 포용하는 EEA는 우선 경제규모면에서 NAFTA를 앞서고 있다.
92년말 기준으로 EEA의 전체 국민총생산(GDP)은 7조5천억달러로 NAFTA의 6조7천억달러를 능가하며 전세계 교역량중 5분의 2를 점하고 있다.
또 EEA 국가들이 1조6천억달러(1인당 3천8백만달러)를 수출입하고 있는데 반해 NAFTA 국가들은 3분의 1정도에 그치고 있어 무역창출 효과면에서 압도하고 있다.
더불어 제도정비측면에서도 EEA는 1천4백가지에 이르는 EU 법률에 그대로 적용받게 돼 미국 주도의 NAFTA나 APEC가 이제 겨우 걸음마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자유무역이란 순수한 의미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 효과에서도 경제규모가 EU의 9분의 1에 불과한 EFTA가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EU 수출액중 대EFTA의 비중이 27%를 차지하고 있어 EEA내의 교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EA는 스위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참가를 거부하고,지난 8월 약세국 통화의 환율불안으로 통합의 핵심인 유럽환율체계(ERM)가 붕괴위기까지 야기되면서 EU 회원국 내부 마찰로 이어져 진척을 보이지 못해왔다.
EEA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한 요인은 역설적으로 EU의 블록화를 경계해온 미국의 덕택이었다.
EEA와 함께 같은날 발효된 NAFTA와 APEC 국가들의 결속강화는 비준을 질질 끌던 프랑스를 자극,지난해 미 하원의 NAFTA 비준에 때맞춰 EEA 협정안을 EU 국가중 마지막으로 종결짓게 했다.
EFTA 4개국은 EU의 정회원국이 되기 위해 국민투표를 거치게 된다. 스위스처럼 국가주권 상실을 우려한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칠 경우라도 EEA는 계속 효력을 지속하도록 돼있어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의 경제지역주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파리=고대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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