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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스타 감독변신 붐-클린트 이스트우드.드니로등 호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 ○… ○… ○… ○… ○… 서스펜스 연출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은 생전에『영화배우는 가축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연기하는 배우」보다는 배우를 지휘하는 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그러나 이제 히치콕의 이 말은 수정돼야 할것같다.카메라 앞에 만 서던 배우들이 뒤에 서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 …○ …○ …○ …○ …○ 지난해 11월 열린 런던 영화제에서는 배우 출신 감독 3인의 데뷔작이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로버트 드 니로는 『브롱크스 이야기』를 들고 나왔고, 앤디 가르시아는 『카차오』를,흑인배우 포리스트 휘태커는 『스트랩트』를 내놓았다.
『매드 맥스』『리셀 웨펀』시리즈로 인기높은 멜 깁슨도 최근 『얼굴 없는 사나이』로 감독으로 나섰다.
이들보다 조금 앞서 조디 포스터(『천재소년 테이트』), 케빈코스트너(『늑대와 함께 춤을』),팀 로빈스(『보브 로버츠』)등이 감독으로 데뷔했다.
배우들이 왜 감독으로 나서는가.
멜 깁슨은 『나이가 들어 내 모습이 더 이상 매력이 없어졌을때도 감독일은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영화 전문가들은 배우가 감독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작가주의의 대두로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중 감독만이진정한 예술가로 대접받게 된 때문이라고 말한다.
배우의 감독 겸업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배우출신 감독은 흔히 자기도취에 빠지기 쉽다.
잭 니컬슨은 배우로서는 최고지만 감독으로서는 낙제생이다.
그는 지난 71년 『운전하라,그가 말했다』로 감독 데뷔한 이후 78년 서부극 『남부로 향하다』를,90년엔 자신이 주연했던『차이나타운』의 속편인 『두명의 제이크』를 만들었으나 전혀 주목을 끌지 못했다.
로버트 레드퍼드는 데뷔작 『보통 사람들』로 80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으나 이후 별다른 활약이 없으며, 폴 뉴먼도 『레이철,레이철』등 6편을 감독했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경우다. 그러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배우로서 뿐만아니라 감독으로도 기억될 성공적인 배우-감독이다.
그는 71년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로 데뷔한 이래 『버드』『용서받지 못한 자』등 수작을 만들어왔다.
워런 비티는 『레즈』『딕 트레이시』등 화제작을 만들었으며 데니스 호퍼(『이지 라이더』),존 카사베테스(『섀도우스』『글로리아』),론 하워드(『분노의 역류』),로브 라이너(『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미저리』)등은 배우로서보다는 감독 으로서 더욱평가받는 경우다.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이 젊은 배우 오슨 웰스의 감독 데뷔작이었음을 감안하면 최근 배우-감독들의 활약이 이례적이랄 수만은 없을 것 같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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