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겠다”/이시윤 감사원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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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실공사·군수 내년 대규모 감사
신임 이시윤 감사원장은 취임후 열흘간 실국별 업무보고만 받았을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부드러운 인상의 이 원장은 국제그룹 해체위헌결정,국가보안법 남용을 막기 위한 한정합헌결정,군대에서의 「얼차려」(기합) 위헌판결 등 고비 때마다 전 원장 못지 않은 소신판결을 많이 낸 강직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이 원장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임 이회창원장이 감사원의 독립성 확보에 무진 애를 썼는데 감사원 위상과 관련한 소신은 무엇입니까.
『감사원장이라는 자리보다는 시민의 한사람으로 감사원에 들어왔고 물러나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일할 각오입니다. 그래서 원장공관에 입주를 않고 있으며 수행비서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되,자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감사원 운영방안과 관련,간부들에게는 온고지신이란 말을 자주 썼다는데요.
『전임 이 총리께서 워낙 많은 일을 하셔서 그 토대(온고) 위에서 시대조류(지신)에 맞는 감사업무를 수행할 작정입니다. 즉 이번 군수사령부 문제 등 돌출적인 문제가 드러나면 기동성있게 대처하겠지만 국민생활에 피해를 주는 민생문제 감사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 국민의 혈세로 집행되는 예산의 낭비 등도 의식개혁의 차원에서 접근할 겁니다. 새출발한다는 미명으로 전임자의 업적을 뒤집고 매도하는 풍토까지 있습니다만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지요.』
­내년 가장 치중할 감사업무는 무엇입니까.
『우선 고질병처럼 돼있는 부실공사에 대한 감사부터 착수할 예정입니다. 부실공사 방지는 지금까지 말뿐이었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한 망국병입니다. 국가경쟁력 제고차원에서라도 좌시할 수 없습니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시공자 이름을 새겨서라도 역사의 심판을 받도록 할겁니다.』
­감사원이 지난 여름 감사한 율곡사업등이 미진하여 새국방장관이 다시 자체 특감을 벌인다는데 감사원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감사원의 율곡감사는 덩치가 큰 23개 사업에 대해서만 실시한 한정적 감사였습니다. 그러나 군수본부등에서 무기수입과 관련한 비리가 계속터져 나오고 있어 내년초깨 대규모 감사반을 투입해 비리적발은 물론 불합리한 제도등은 과감히 바꿀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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