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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公企業 선정-民間경영 효율성 높은곳 우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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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공기업 민영화가 말은 좋지만 막상「남의 일」이 아닌「자기 일」로 닥치면 대개는『우리가 왜…』하는 불만을 터뜨리게 마련이다. 지난 24일에도 개각 이후 첫 경제장관회의가 끝난 뒤 관계장관들은 부총리 집무실 옆의 綠室에 따로 모여 두시간이 넘도록산하기관들의 민영화 방안을 놓고 논의를 거듭했다.그러나 이번 민영화 방안을「재단」한 경제기획원이 제시하고 있는 「잣대」는 분명하다.언제는「제 머리 깎는 법」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전체 1백33개 공기업 가운데 70개를 민영화 대상으로 고른기준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원칙이었다.
우선 민간에 넘길 경우 효율성이 높아질 곳은「민영화」를 원칙으로 하고,다음으로 설립 당시에 비해 기능이 줄어 들었거나 공기업끼리 경쟁을 벌이게 된 곳들은「통폐합」또는「기능조정」의 굴레를 씌우며,이같은 민영화.기능조정 대상에서 빠지 는 기관은「특별경영진단」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23개 정부투자기관(정부 지분 50% 이상)및 8개 출자기관(정부 지분 50% 미만)중 이 기준에 따라 민영화쪽으로 일찌감치 결론이 난 곳이 국민은행.가스공사.담배인삼공사등 10개 기관이었다.이중 관광공사와 복지공사는 완전 민영화 에 앞서 일단 내년중 子회사및 보유자산 매각부터 시작하겠다는 복안이다.
통폐합.解散.기능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광업진흥공사.土開公등 6개 기관이다.
결국 투자기관중 15개,출자기관중 한곳(종합기술금융)이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韓電.浦鐵.한국통신등 나머지 15개기관은 일단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게는 됐지만「특별 진단」을 받게 됐다.경우에 따라서는 민영화보다 더 골치 아 플 수도 있다. 한편 이들 23개 투자기관들이 거느리고 있는 1백2개 子회사들도 다음과 같이 일곱갈래 線을 그어 따져 본 결과 모두 61개사가 정리 대상에 올랐다.
우선 남해화학.한국비료.한국골재등 7개 회사는 이미 설립 목적이 달성됐거나 母회사와의 업무연관성이 적어 정리 대상이 됐다. 이동통신.전화번호부.담배자판기.새한綜金등 14개 회사는 이들의 업무를 정부가 맡아 하는 것보다 민간이 맡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된 경우다.
不實기업을 떠맡았거나 자금을 대주느라 出資했던 대우조선.기아특수강.평화은행.대동은행.삼성종합화학.동부화학.럭키금속등 16개 회사는 이제 자력으로도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돼 정부보유 지분을 모두 팔아치우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내장산관광호텔.이양탄좌등 두 곳은 만성적인 적자가 쌓여 더이상 정부가 주식을 보유해봐야 아무 가치가 없어「포기」한 경우다.
국민신용카드.한성상호신용금고등 13개 회사는 국민은행등 母투자기관부터 민영화되므로 당연히 함께 민영화 대상에 올랐다.
한국기업평가.석유시추등 5개 회사는 母기관에 합쳐지는 것이「누이 좋고 매부 좋은」격으로 더 효율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된경우고,아예 전망이 보이지 않는 원진레이온.경주관광개발등 네곳은 淸算절차를 거쳐 회사를 없애기로 결론이 났다 .
이같은 공기업 민영화 방안이 마지막 의견조정 과정에서 일부 수정된다면 또 어떤 새로운「원칙」이 적용될지 궁금하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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