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양학교실>20.식사요법만으로 병 나을수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제까지의 영양이나 식사요법에 관련된 연구는 주로 질병 「예방」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어왔다.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면 심장병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든지,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을예방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 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질병이 발생했을 때는 식사요법이 오히려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다.환자는 식사요법보다 의사의 처방전에 더 매달리게 되고,의사도 익숙지 않은 영양상담이나 식사요법 보다는약물요법을 더 선호하게 된다.지방간이나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식사요법이 곧 「치료」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반드시 약을 쥐어줘야만족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있다.아직도 질병은 약이나 주사로 치료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심지어 현행 의료보험제도도 의사의 상담에 대해 수가 인정을 해주지 않고 있다.30분동안 열심히 상담해 주어도 진찰료에는 처방된 약값만 포함된다. 식사요법은 약물요법과 마찬가지로 분명히 질병을 치료하는 한 방법이다.특히 고혈압.당뇨병.심장병 같은 만성 질환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염증은 항생제로 깨끗이 없앨 수 있지만 이런만성 질환은 완치가 있을 수 없다.혈압약이나 당뇨병 치료제는 혈압.혈당을 끌어 내리는 역할만 할뿐 약을 끊으면 다시 올라간다.즉 혈압이나 혈당을 「조절」하여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이상의 진행을 막는」것이 치료의 목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전체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고 이상체중을유지하는 것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된다면 당뇨병을 치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혈압 환자도 체중조절.저염식 만으로 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과일이나 채소에 많은 카로티노이드나 비타민C등이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이들 성분이 암발생을 예방하는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암치료에는 이렇다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그러 나 균형있는영양섭취를 통해 항암제로 암과 싸우고 있는 암환자들의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직접적인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볼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大에서 중증의 심장병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超低지방.超低콜레스테롤 식사요법을 실시한 결과 관상동맥 혈관에 더이상 찌꺼기(플라크)가 쌓이지 않았을뿐 아니라 이미 있던 찌꺼기가 줄어들면서 막혀있던 혈관이 뚫리고 협 심증 증상도호전되는 것을 관찰하였다.이들은 식사요법 말고도 규칙적인 운동.금연.스트레스조절 등을 함께 시행하였기 때문에 식사요법 자체가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알기 어려우나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양식의 개선이 질병 예방은 물론 질병 치료도 가능하다는 사실을입증해 준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