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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도 관광업계 결산-엑스포 불구 적자 계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전세계 산업부문중 매출액 1위,고용효과 1위를 달리고 있는 관광산업-.93년도 기준 3조4천7백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세계 소비지출의 12%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은 90년대 들어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더욱 각광받는 부문으로 떠 오르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 2백10여개국 중 열손가락에 꼽히는 5천년 역사의 우리나라는 찬란한 전통문화와는 달리 빈약한 관광자원과 관광인프라(사회간접자본) 부족에 허덕이는 독특한 민족국가다.소위「굴뚝없는 산업」「황금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관 광부문의 넓은 시장을 제쳐놓고 험난한 수출산업에만 매달리고 있으며 경협 협상차 내한한 일본총리 앞에 혈서와 계란세례를 퍼붓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한파와 과소비억제 정책이 짓누른 올해에도 관광산업분야에서는 찬바람이 불었다.엑스포 성공,관광산업 진흥대책 발표,관광진흥법 개정 등 떠들썩한 잔치 속에 투자한 것은 많고 손에 쥔 것은 변변치 않았다.
93년은 서울올림픽 이후 눈길끄는 이벤트가 없던 국내 관광업계에 큰 성과가 기대됐던 한해였다.대전 갑천지구에서 3개월 동안 계속됐던 첨단과학잔치 대전엑스포가 그랬고,일본인 입국사증 면제와 지난해부터 논란을 빚었던 관광진흥법 개정안 이 그랬다.
그러나 연인원 1천4백여만명이 운집,2백50억원의 흑자를 냈다는 대전엑스포는 소리만 요란한 채 외국인 입국은 3개월 동안 전년대비 9만여명 증가에 그쳐,91년 이래 시달려오던 관광적자에 또다시 5억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겼 다.
국회를 통과한 관광진흥법의 개정은 시행령과 세부규칙이 미비해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효험을 기대해야 할 입장이고 그나마 관련부문이 지방세보다는 국세 위주로 돼있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경제에는 거의 보탬이 안됐다.
94년은 「한국방문의 해」.서울定都 6백주년행사를 계기로 외래관광객 유치 4백50만명.외화수입 45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못 거창한 축제다.정부와 서울시.관광공사.관광업계 등은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도록 각종 행 사를 마련하고홍보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지구촌 취약지역에 사절단을 파견하는등 막판 홍보에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홍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우선 정부와 국민의 인식이 선진국 사례에 비춰 크게 뒤떨어진다는것이다.관광산업 진흥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된 관광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에서 몇몇 각료가「딴따라 산업」또는「사치성 산업」운운하며 교육적 효과보다는 소비성 서비스업으로 몰아붙여 주눅이 들게 했다.
관광산업에 대한 국민인식도「행락」이나「놀이」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친절운동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또 법제도가 우왕좌왕하는바람에 군소 여행업체들이 양산됐고 저질 관광상품이 남발돼 바가지상혼과 쇼핑커미션 폐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밖에도 부처간 이기주의와 인식차이가 예산.인력.예측력.개발의지 부족으로 파급돼 몸살을 겪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2000년대 외래관광객 7백만,외화수입 1백억달러라는 목표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 다소 벅차다는 의견도 없지 않으나「 한국=불친절」이라는 오명만 씻고 국민적 호응을 얻으면 달성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유.무형 관광자원 뿐만아니라 외국인들을 친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맞이하는 자세가 도약의 열쇠가 된다는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방문의 해」의 조타수인 한국관광공사는 방문의해 준비를 위해 행사본부를 설치한데 이어 사업의 원활한 수행과 관계기관 및 단체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위해 한국방송공사사장등 7명의 자문위원회를,한국관광협회회장등 관광업계 원료 16명으 로는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회를 결성,행사준비에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다.또 한국관광협회는 3월말 영어와 일어.불어를 구사하는「미스관광」을 선발,국제홍보에 나섰고 관광공사는 12월초 한국방문의 해 마스콧「초롱이와 색동이」를 선발했다.
이밖에 서울시는▲서울뿌리 찾기▲서울모습 다듬기▲문화진흥과 시민화합▲국제화.미래화등 4개 분야에 38개 사업을 확정,본격적인 행사준비에 들어갔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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