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대폭 비서진 소폭예상/민자 요직·청와대 수석개편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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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총장 민정계 총무는 민주계서 맡을듯/전문관료는 가능한 청와대 입성 배제
김영삼대통령이 21일 14개 부처에 이르는 대폭적인 개각을 끝냄에 따라 민자당 당직개편 및 청와대 비서실과 차관급 인사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자당은 큰폭의 개각에 맞춰 당직 대폭 개편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종필대표는 22일 오전 당직개편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얘기할게 없다』고 말해 이날중 개편이 없을 것임을 확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김 대통령이 당직개편에 앞서 어떤 형태로든 김 대표와 인선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최종 결심은 김 대통령이 내리겠지만 당직문제를 김 대표와 상의없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과 김 대표의 주례회동이 24일 오전으로 잡혀있어 24일께 당직개편이 이루어질 전망이 높다.
개편의 폭이 대폭일 것이라는데는 거의 이론이 없다. 한때 소폭 개편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이같은 소폭 개편설은 민주계 인사중 후임 총장감이 마땅치 않다는데서 연유했다. 그럼에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민주계의 신상우·김정수·문정수의원 등이 총장후보로 거명돼 왔다. 대신 원내총무와 정책위 의장은 민정계 몫으로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대폭 개편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현재 김 대표는 총장에 민정계 인사의 기용을 고려하고 있고 어느정도 김 대통령과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김용태 전 총무의 총장 기용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전 총무는 김 대통령은 물론 김 대표의 신망이 두터운데다 그의 중용은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배려의 의미도 갖는다.
그럴 경우 원내총무 자리는 민주계로 돌아갈 공산이 크며 문정수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또 정책위 의장에는 이세기·강경식·나웅배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이 의원 발탁가능성이 높은 상태며,강재섭대변인은 유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일 단행된 청와대 수석진 개편은 1∼2명의 수석이 포함될 것이라는 설과 농림수산장관으로 나간 김양배 행정수석 후임과 신설되는 농수산수석 임명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양론이 한편 팽팽.
추가개편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김 대통령이 한솥 밥을 먹은 수석들을 배려 안할리 없는데 이미 개각발표가 있었으므로 더 이상의 경질은 없지 않겠느냐는 김 대통령의 「인정론」에서 비롯하는 것.
또 이번의 전면적인 당정개편이 정책적 판단미스에 대한 문책이기 보다는 일의 처리능력과 조직장악력의 부족에 기인했기 때문에 기획·참모역인 청와대가 대상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깊숙한」 곳에서는 개편 불가피의 전제위에서 최종적인 검토가 진행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 진보노선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청와대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에도 관심.
김 행정수석 후임으로는 최인기 내무차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농수산수석에는 정영일 농촌경제연구원장이나 정성헌 우리밀살리기운동 사무국장설이 있었으나 정 국장의 경우는 그를 추천한 모수석 자신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사그라지는 중.
수석인사는 차관급 인사와 맞물려 있으나 청와대 진용에는 전문관료를 가능한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세워진듯. 이는 관료들의 행태가 개혁추진에 장애가 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차관급인 시·도지사의 인사는 가위 전면적일 것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을 정도여서 전국의 지방장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 최형우 신임 내무장관이 관료조직의 핵심인 내무조직을 뒤흔들 것이 예견되는데다 95년에 단체장선거가 있는 만큼 인사태풍은 예고된 수준.<김현일·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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