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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과학기술계 결산-엑스포 통해 기술개발 중요성 심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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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93년은 우리 과학기술계가 일대 전환을 모색한 한해로 기록될것 같다.과학기술이 국가 발전의 핵심적 요소라는 사실을 모르는국민은 거의 없다.이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관련,무엇을 어떻게해야하느냐 하는 구체적 방법론과 실천이 나와 야 할때다.이런 점에서 특히 대전 엑스포는 우리 과학기술사의 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최근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잇따른 개혁,연구활성화 조치등도 과학기술계의 이같은 분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올 한해 우리 과학기술계의 주 요 이슈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註] ◇대전 엑스포=8월 7일~11월 7일 한밭벌에서열려 엑스포사상 최대인 1백8개국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관람 연인원은 총 1천4백만여명으로 국민의 약 4분의 1이 다녀간 셈이다.대전 엑스포는 특히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과학기술 하는 마음을 심어 준 것이 가장 큰 성과로 지목되고 있다.또 첨단 기술의 위력을 실감하고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준 점 역시 결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관람객들의 형편없는 질서의식,엉성한 행사진행,외국기술 위주의 전시 등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소 개혁=지난 11월 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연구실적에 따른 급여의 차등지급,엄격한 심사를 통한 재계약여부 결정,연구능력이 떨어지는 연구원의 명예퇴직 등을 골자로 한「연구활성화 조치」를 실시한 이래 기계.표준. 화학연구소 등에서 비슷한 조치가 잇따랐으며 이같은 개혁바람은 내년에도 계속될 조짐이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이런 변화는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작금의 추세에서 연구소가 위기를 인식하고,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성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로운 핵상황과 동해 핵투기=핵(원자력)이 국제외교에서 중요한 도구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가을 국정감사때 金始中과기처장관이『평화적 이용이라면 핵재처리 기술은 확보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金장관의 발언은 과거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돼오던 핵의 평화적 이용기술 문제가 수면위로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와중에서 10월 러시아의 동해 핵폐기물 투기가 재발, 방사능 오염에 대한 국민불안을 가중시켰다.투기 핵폐기물에 대한방사능 오염 조사결과는 연말에 종합발표될 예정으로 그간 제한된상황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별2호와 과학로킷=우리별 2호가 남미 쿠루기지에서 성공적으로 궤도에 쏘아 올려졌고 과학로킷 1,2호가 국내 연구진의 힘으로 개발돼 발사되는 등 바야흐로 우주항공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이들은 선진국의 위성이나 발사체 등과 비 교할때 기술적으로는 대단한 것이 못되지만 우주항공기술의 자립을 위한 일보를 내디뎠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金장관이 올초 취임과 함께 내세운「미디엄 테크(중급기술)」 전략이 당초의 의욕적인 추진계획과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방향성을 상실한 듯한 인상이다.중급수준의 기술이냐,연구개발집약도(연구개발비/매출액)가 중간 (1~4%)이냐는 등 당초 용어의 정의 자체가 명확하지 않았던 이 전략은최근 美.日등 선진국이 하이테크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전력을 기울이는 추세에 비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내년 정부예산중 연구개발 예산이 올보다 30% 증가한 1조5천1백32억원으로 확정됐다.최근 3년 평균증가율 16.6%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이로써 정부 총예산중 연구개발예산 비중도 올해 2.18%에서 2.36%로 늘어나게 됐다.
◇연구개발실적.기타=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CFC를대체할 수 있는 새 물질(HFC-134a)이 KIST의 朴健裕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또 포항공대 李星翊 교수팀은 세계 수준의 이트륨계 초전도 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했으 며,화학연구소 金完柱박사팀이 지난 8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퀴놀론계 항생제기술이 영국의 한 제약회사에 1백66억원에 특허실시권이 팔리기도 했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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