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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후 러시아 어디로 가나-위험세력 등장 주변국 긴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2일 실시된 러시아의 총선 결과가 극우 민족주의와 공산당,농민세력등의 약진과 보리스 옐친대통령系의 민주개혁세력의 졸전으로 나타남으로써 앞으로 러시아의 정국은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될것으로 보인다.
특히「大러시아건설」을 주장하는 극우 민족주의의 자유민주당(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이 중간개표 결과 제1黨으로 급부상한 것은 獨逸의 新나치주의 부활과 함께 냉전종식후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할 가능성마저 던져주고 있다.
이와같은 與小野大의 결과는 12일 저녁의 초기 개표때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옐친대통령을 비롯한 개혁파,러시아와 인접한舊蘇聯圈 공화국들은 경악을 금치못하면서 앞으로의 정국추이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지리노프스키는 선거운동 기간중 不凍港 확보를 위해서는 터키를포함한 인접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등 모험주의적인 요소를 강하게 갖고있어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공산당.자유민주당.농민당등은 모두 사회주의적 이념성이 강한 정당이며 집단농장의 사유화및 군수산업 민수화 계획,러시아의親美 일변도의 대외정책등에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어 옐친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선거결과가 알려지자마자 당장 自國내의 러시아 소수민족의 권익옹호,흑해함대 처리문제등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발트 3國과 우크라이나등이 이번 선거결과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슬라브 3국 연합의 주도국가중 하나인 벨로루시도 우려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또 이번 선거결과는 러시아 국내정치와 개혁정책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원내다수의석을 차지한 민족주의系및 공산당 외에도 야블린스키연합이나 민주당(니콜라이 트라프킨)등은 가이다르式의 경제개혁정책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권한을 강화한 대통령과 민의를 기반으로 한 새의회간의 대립과 갈등을 부를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옐친의 권위주의 통치시도와 여기에 대항하는 의회지지세력간의 격렬한 충돌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는 무력을 동원해 의회를 강제해산한 옐친의 의도가 반쪽밖에 달성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당시 옐친은 의회와 정부의 대립을 해소하고 개혁을 가속화하기위해 초법적인 행동으로 의회를 해산했으나 이번 총선과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한 헌법을 통과시키는데에는 성공했으나 자신과 호흡을 맞출 의회를 구성하는데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의회와 옐친간의 대립은 院구성직후 시도될 것으로 보이는 새헌법에 대한 의회의 개정발의와 옐친이 약속했던 94년6월의 대통령선거 실시에 대한 논쟁으로 조만간 표명화될 것이며 내년에도 러시아의 정국은 계속 혼미스러울 것을 예고하고 있다. [모스크바=金錫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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