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회장 구속 재계 표정-경제 활성화에 악재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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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재계 랭킹 9위인 한화그룹 金昇淵회장의 전격 구속은 財界에 크고 넓은 충격파를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한화그룹은 일단 위기에 놓이게 됐다.
재계는 이번 사태를 새정부 財界司正 태풍이「현재진행형」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鄭周永현대명예회장의 공판과 浦鐵 朴泰俊前명예회장의 사건 수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재계는 특히 이번 사태가 어렵게 이루어져 가는 경제활성화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해 현대 鄭명예회장의 大選파동과 올해 실명제 실시등 연이은 충격파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재계는 8월부터 시작된 30대그룹총수 청와대 獨對로 안정을 찾아가다 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또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金회장의 동생 昊淵씨(빙그레회장)와의 재산분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2세로의 분할을 진행하고 있는 그룹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들이다. 신축적 운용이 관행화됐던 「외화 반출」과「비자금 조성」이 구속의 결정적인 고리가 된 이상 대기업들은 내부단속에 신경을 쓰지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재계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인 배경과는 상관없는「金회장 개인의 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우선 해외 호화저택 구입과 실명제하에서의 비자금 조성이라는 자체가 워낙 물증이 있는 딱 부러진 사건이어서 책임을 묻지않을수 없고,원만한 수습을 기대하고 귀국한 金회장이 고분고분하게 조사를 받지않아 검찰을 자극한 것도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풀이다. 어쨌든 한화그룹은 金회장의 구속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있다. 한화그룹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그룹을 이끌어온 金회장의 구속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한화는 국내외적으로 입을 信用타격과 자금부문에 미칠 영향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그룹측은 금융기관들의 몸사리기로 자금사정이나빠지고 대규모 플랜트 투자에 따른 해외자금 차입이 많아 외국錢主와의 거래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룹측은『88년 이후 자율경영의 원칙에 따라 金회장은임원인사나 해외진출등 대규모 투자에만 관여했을뿐 실질적인 경영은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결정됐다』며 구속에 따른 파장이 크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화는 3대 주력사인 한국화약.경인에너지.한양화학등이 중화학부문의 소재산업이어서 사태가 집행유예등으로 조기에 수습될 경우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한화의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유화업종의 불황으로 한 양화학등 주력3社의 경영상태가 밝지못하다는 점도 한화그룹의 어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金 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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