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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수목원.봉선사-전나무 내음 만추가 물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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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만추,가을의 끝이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쉬움일것이다.가을이 다 가기 전에 나들이라도 나서고 싶은 사람들은 이번 주가 최적일 듯 싶다.가을의 숲은 수북이 쌓인 낙엽만큼이나 세월을 느끼게 하고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서울 근교로나서면 어디에서든 가을의 서정을 느낄 수 있다.하지만 가깝고 그윽한 분위기를 간직한 곳으로 광릉을 꼽고 싶다.
광릉하면 곧게 뻗은 아름드리 전나무들과 희귀조 크낙새를 연상하게 된다.실제 광릉에 가면 누구나 처음 대하는 수백년 됐음직한 우람한 전나무를 보고는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광릉은 지명이 아니다.광릉은 조선조 제7대 임금 인 세조와 그의 비 정희왕후 尹씨가 묻힌 능이다.
광릉의 정확한 행정구역은 경기도남양주군진접읍부평리다.광릉을 중심으로 30여만평이나 되는 숲속에는 1백년을 넘게 자란 노목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침엽수.활엽수가 3대1 정도의 비율을 이루고 있다.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 11호로 지정된 이 숲속에는 너무 희귀해 전설 속의 새처럼 여겨지는 크낙새가 산다고 한다.광릉이 이처럼 광활하고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조 5백년동안 왕실의 명령으로 낙엽조차 채취할 수 없게끔 철저히 보호했기 때문이다.
◇광릉수목원=광릉에서 의정부 쪽으로 약 10분쯤 걸으면 왼쪽으로 수목원이 나온다.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모든 수목들을 심어수종을 개량하고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관상수원.화목원.관목원.외국 수목원.약용식물원.활엽수원.고산식물원 .활엽수원.침엽수원.습지원 등이 있어 산책하면서 나무에 관한 상식도 풍부히배울 수 있도록 돼있다.특히 수목원 안에 있는 산림박물관은 나무에 관한 모든 것을 전시해 놓았다.교육적인 내용이 풍부하므로자녀들과 함께 한번쯤 꼭 가볼만한 곳이다.
수목원 입구에는 초가지붕으로 엮어진 임산물전시판매장이 있다.
건강식품.산나물.임업특산품이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개원시간은 오전10시~오후5시.월요일과 휴일 다음날은 휴원한다.승용차의 경우 1일 주차료 5백원.
◇봉선사(奉先寺)=광릉 매표소에서 길을 따라 남쪽으로 15분쯤 걸으면 오른쪽으로 봉선사 입구가 나온다.여기서 5분쯤 걸으면 절이 나오는데 절 입구 못미쳐 길가에 춘원 이광수기념비가 보인다.춘원은 한때 이 절에 칩거하면서 지병인 폐 결핵을 고치려 요양하며 글도 쓴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런 탓인지 절 안에들어서면 대웅전 현판 대신 「큰법당」이라 쓴 한글현판이 눈에 띈다.1970년 당시 주지였던 운허선사가 대웅전을 세우면서 한글현판을 달았다고 한다.운허선사는 춘 원의 사촌동생이다.
봉선사는 경기 북부에서는 제법 큰 절이다.그러면서도 아늑하고고요한 산사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절이다.곱게 물든 단풍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샘물은 물맛이 좋아 물을 뜨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봉선사는 정희왕후 尹씨가 세조의 영혼을 봉안키 위해 지은 절이다.또한 이 절은 가수 조용필씨와 수영선수 최윤희씨가 각각 비밀결혼을 올려 세인들의 입에 오르기도 했던 절이다.큰법당 앞봉선사 대종은 1469년(예종 원년)왕실의 명으 로 지은 종으로 보물397호다.
봉선사 입구에는 식당촌이 밀집해 있어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미식가들이 즐기는 「만세탕」이라는 개구리 요리로부터 산채비빔밥.막국수.갈비.감자전등 그야말로 음식백화점이다.젊은이들이 가볼만한 운치있는 레스토랑으로는 「야외스케치 」「링」 등이 있다.
서울북부 가까운 곳에 있으나 교통체증이 심하므로 일찍 출발하고 일찍 돌아오는게 좋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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