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없는외국기업>中.국제경영 인재 확보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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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피닉스=李孝浚특파원]美國 애리조나州 피닉스市에 있는 선더버드대학원은 현재 美國에서 MBA(경영관리학)보다 훨씬 취업이 잘된다는 MIM(국제경영학)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리고 이 대학원은 거창한 경영이론 대신 합작투자.삼각거래.
해외마키팅등 실무적인 국제경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하지만 이곳 75개국 1천5백명의 학생을 괴롭히는 것은 이같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졸업전까지 모국어 외에2개이상의 외국어를 완벽히 구사할 수 있어야 학위를 주도록한 규정이다.
이 때문에 이곳 재학생들은 고등학교 학생들처럼 밤늦게까지 어학 실습실에 박혀야 하는,美國대학원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풍속도를 그리고 있다.
이 대학원의 허버거총장은『앞으로의 시대는 국가의 어떠한 보호에도 기대하기 힘든 완전자유경쟁시대며 이때는 관계 국가에 대한현지화 능력이 가장 중요해진다』고 말하고『우리가 언어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한다.실제로 IBM .켈로그. 모토롤라.하니웰.AT&T등 多國籍.선진기업들은 이미 국제경영능력의 중요성을 꿰뚫어보고 이같은 대학원들을 결연을 통해 지원하며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경영을 위해선 외국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생산설비를 갖추는「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수 있는인력의 확보,정보채널의 소유,마키팅 활동과 같은「소프트웨어」도중요하다는 것이다.
과감한 해외진출로 세계10위의 은행으로 부상한 도이치뱅크 北美그룹의 경우 독일인은 56명에 불과하고 임원.간부를 포함한 나머지 1천3백44명이 美國人이다.
北美그룹 라스만 수석부사장은『美國人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지 금융시장에 밝은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복잡하고 어렵기로 유명한 월 스트리트에 발을 붙이지도 못했을 것』이라며『이제는 우리가 오히려 美國의 이자율,자산 관리,기업합병인수방법등을 배워 독일과 유럽의 지점에 시스팀을 보급할 정도』라고 말한다.
최근 수년동안 러시아.중국.인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폴라로이드社도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갖춘 경우다.
西歐시장은 곧 한계에 접어들고 대신 엄청난 인구로 큰 가능성을 가진 이들 지역이 유망하다고 판단한 이 회사는 이들 지역의전문가들과 현지인들이 중심이 된 마키팅 자회사를 설치,현지 정부와 소비자들의 성향등을 우선 파악하고 이어 합 작공장을 설립하는 방법을 사용했다.이 회사의 해밀턴전무는『이들 정부는 겉으론 투자를 환영하면서도 속으로는 외국기업의 시장침투에 적대감을갖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규제가 엄청났다』며『우리는 이에 대비,생산 이익의 재투자방안등 정부를 달랠 준비를 철저히해 정착할 수 있었지만 뒤늦게 준비없이 뛰어든 외국회사들은 모두 실패했다』고 전한다.
뉴욕시립대 쓰루미 요시히로교수(경영학)는『투자지역에 대한 철저한 현지화가 바탕이 되지 않고 인건비등의 이유로 단순히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기술변화가 급속하고 상품의 주기가 짧아지는 현 세계경제에서 불충분한 방법』이라며『진출 한 지역의 소비자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느낄 정도로 기업의 성격을 바꿔야 올바르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그동안 美國에 2천여개 회사가 진출,85만명의 美國人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 日本기업들이 최근들어서는「최고 책임자만은 日本人이 맡는다」는 원칙까지 과감히 버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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