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독립유공자 묘소실태 중국 현지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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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가보훈처가 지난달 26일부터 약 2주 동안 중국 吉林省.遼寧省 일대 30여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독립유공자 묘소실태 조사」결과 이들의 묘소는 한결같이 억새만 무성한,쓸쓸하고 초라한「무덤」에 지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해마다 명절 때면 성묘하고 조상의 묘를 단장하는 우리민족 고유의 풍습은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묘지의 소재를 알고 있는 후손들도 드문 실정이었다.
이번 조사단이 발견한 독립유공자 10位의 묘소 가운데 묘지형태의 비석이 서 있는 곳은 孫炳憲 선생의 묘지(길림성 도문시 수도공사 뒷산)단 하나 뿐이었다.
이같은 실정은 中國에 공산당이 들어선 이후 종전의 매장풍습이없어지고 화장법으로 바뀌면서 더욱 보편화되기 시작했다고 현지 조선족들은 말했다.
특히 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대부분의 묘지를 경작지로 개간해버렸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소수민족들의 공동묘지에 대해서는 일정 유예기간을 정해준 다음 移葬을 종용하고있다.따라서 현재 중국에는 漢族들의 묘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조선족들의 집단거주지인 연변 조선족자치주 일대에 수천여 基의 묘지가 군데군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특히 조선족들의 묘소가 가장 대규모로 군집해 있는곳은 龍井 일대로 여기에는 尹東柱 시인을 비롯,5백여기 가량이漢族들의 묘소와 함께 잘 보존돼 있다.그러나 이곳에도 비석이나봉분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경우는 드물고 대 부분 묘소 형태만남아있으며 그나마 훼손된 경우가 많았다.이같은 중국의 묘지정책에 대해 연변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安華春교수(35.조선족 3세.독립운동사 연구)는『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족들의묘지안장 풍습도 몇년안에 중대 한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훈처는 이에따라 이번에 확인된 독립유공자 10위의 묘소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국내 봉환을 추진키로 하고 묘소소재지를 파악할 수 없는▲북로군정서 참모장 李章寧▲의병장 韓相烈▲韓族會 區正 李鳳奎 선생등 3인,묘소 유실등 으로 확인이 불가능한▲한족회 총관 方基典▲조선혁명군 사령관 부관 田應柱▲동아일보기자 張德俊선생등 10인의 묘소는 자료를 더 찾기로 했다. [延吉=金埈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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