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가구산업-이재선 가구연합회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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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가구업계는 아주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80년대 중반 2억달러에 달했던 수출이 이후 계속 하향커브를 긋고 있는가 하면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내수시장 전망도 그다지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급측면에서도 문제는 많다.인건비가 수년동안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그나마 기능인력 확보가 쉽지않다.자원국인 인도네시아등이 원목의 수출을 억제하고 가공품인 합판등의 가격을 올려 자재문제도 어렵다.
李在善가구연합회회장을 만나 가구산업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등에 대해 들어봤다.
-가구업계의 현상을 진단한다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원자재 자급도가 10%도 제대로 안된다는 점이 상당한 문제로 여겨진다.자원국들이 자연보호를 내세우며 자원을 무기화하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점차 이같은 현상이지속될 것이고 우리로서는 원목등 자재구입에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해 하반기들어 제재목은 2백50%,합판은 80%가량 값이 올랐다.원자재난에 대한 합리적 해결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력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듣고 있는데.
▲가구산업의 특징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이다.그러나 수년전부터 고임금추세가 지속되면서 업계의 수지를 위협하고 있다.인건비가 오르는 만큼 생산성이 올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것 같다.인건비부담과 자재난에다 경기위축으로 수 요마저 부진한실정이다.업계에선 3重苦 시대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가구산업의 앞날은 어둡단 말인가.
▲가구는 우리가 조선시대 아니 그이전부터 해온 경쟁력있는 산업이었다.
따라서 우리에겐 특유의 장인정신과 손재주가 있다.기본적으로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볼수있다.70년대 접어들면서 가구산업이 양산체제로 전환하면서 시설이 다소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자재문제도 심각하긴 하지만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노력하기에 따라 극복할 수 있고 가구산업은 한단계 발전할 수 있다.
-원자재문제에 대한 연합회차원의 노력은.
▲가구연합회는 올해초부터 합판공동구매사업을 실시하고 있다.회원업체에 대해 물량을 저가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이 사업이 회원들의 평가를 받고 정착되면 내년엔 제재목이나 중밀도섬유판(MDF)등도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연합회 차원에서 직접 해외삼림투자는 빠르다고 보고 공동구매사업을 착실히 전개할 생각이다.
-가구산업도 점차 전문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동감이다.인력난을 해소하고 가구산업이 제위치를 찾기위해서는전문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현재 가구회사는 이것저것 다 만든다.앞으로 가구시장도 완전개방된다.이제까지는 우리끼리 그럭저럭 꾸려왔지만 앞으로는 해외유명업체들과 겨뤄야 한다 .자칫하다간 수출은 커녕 내수시장까지 내주게 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이런점을 감안해 예컨대 화장대업체는 화장대,식탁을 만드는 업체는 식탁 제작에 전문화하는등 한두가지 아이템생산에 전념해야 하지않을까 생각한다.품목선택은 경쟁에 의 해 자율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수출산업으로서 가구산업 전망은.
▲지난 88년 2억달러에 달했던 가구수출이 이후 급격히 줄고있다.우리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일 것이다.경쟁력 약화는 업계의 책임도 있지만 정부의 지원미흡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보다 여건이 나을 바 없는 臺灣의 가 구수출액이 20억달러선에 달하는등 우리의 10배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각종자재구매에 세율을 인하하는 한편 가구에 부과되는 특소세 과세범위를 대폭 상향조정해야 한다.현재 2백만원이 넘는 가구에 특소세가 부과되고 있다.우리는 최소한 5백만원 이상의 고가품에 대해서만 특소세가 부과돼야한다고 주장하고 당국에 여러차례 건의했다.5백만원까지 비과세돼야 내수시장이 확보되고 업체는 고가제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며 이 경우 이탈리아가구등 외제 고가가구를 선호하는 수요 도 국산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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