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산악회 원로회원 6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고소증이 가장 무섭지만 더 늦기전에 용기를 냈습니다.워낙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단련된 체력을 믿어요.노인정이나 공원벤치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좋은 선례를 보이고 싶군요.지난해 인도네시아 4천m급 키나발루봉등에서 훈련을 거 쳤기 때문에 염려없습니다.』 4일 출국,오는 13일까지 9박10일동안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천8백95m)등정에 나설 한국산악회 원로산악인등반대 柳坪秀(75).裵三鎭(71).李長喜(69).曺斗鉉(65).車尙勳(59).李在明(59)씨등 6명의 대원들은 노익 장을 과시했다.사단법인 한국산악회 이사급 회원이자 원로회원인 이들은 한결같이 적어도 30년이상 한국산과 히말라야등세계의 명산들을 오르내리던 정상급 산악인들.
柳씨는 1936년 창설된 고대산악회의 창설멤버이고 裵씨는 한국산악회 원로회 회장이며 曺씨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연보호이사,李長喜씨는 한국은행산악회 창설회원이다.
『킬리만자로는 60년대 한국산악계가 정복한 아프리카 미봉입니다.산행코스가 잘 발달돼 있지만 난코스가 많지요.정상옆에 펼쳐있는 우후루지대엔 빙하와 만년설도 나타나요.무엇보다 해발 3천m와 5천m에 한번씩 나타나는 고소증과 산소부족으로 호흡곤란현상이 조심스럽군요.』 본래 등반대원중에는 73세의 원로산악인 洪鍾烈씨가 포함돼 있었으나 출발직전 무릎관절에 이상이 발생,중도포기하고 나머지 6명의 대원만 등정에 참가한다고 했다.원로산악인들은 홍콩.봄베이를 거쳐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한 다음 버스편으로 국립공원사무소가 있는 산행입구 마랑구(1천6백50m)로이동해 무려 28시간이상의 산행을 시작한다고 했다.
등반대장인 柳씨는 아프리카 명산을 등반함으로써 평생에 걸친 산행을 정리해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필코 정상을 정복,노병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는 한국산악인의 기개를 떨쳐보이겠다고 굳게다짐했다.
〈裵有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