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베트남 로비 시비-하우 前월남부총리,상무장관에 뇌물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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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美國이 베트남의 고위 로비이스트가 낀 뇌물스캔들로 떠들썩하다. 이번 수뢰사건은 로널드 브라운상무장관이 연루돼있고 베트남의거물급 로비이스트 구엔 반 하우(54)가 등장하는등 제임스 본드 소설에 못지않는 흥미를 유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언론들은 매우 특이한 경력을 지닌 하우의 일거수일투족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하우의 前歷.성격.재산관계등을 자세히 분석하는등 마치 스타의 私생활을 다루는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우는 젊은 나이에 옛 베트남정부의 부총리직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면서도 사이공함락 당시 탈출을 거부하고 국내에잔류한 「용기있는 인물」로 더 잘 알려져있다.
사이공을 접수한 베트콩정권은 미처 피하지못한 베트남관리들을 모두 감옥으로 보내 처형했다.
그러나 하우만은 예외였다.베트콩정권은 하우를 감옥으로 보내지않았음은 물론 오히려 그를 정부관리로 중용한 것.
제네바大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하우는 학벌을 바탕으로 베트남 권문세가의 딸과 결혼하는데 성공했고 다시 이를 기반으로 삼아 정부에 투신,정보계통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82년 두딸과 함께 사이공을 떠나 파리로 간뒤 어렵게 미국비자를 받아 휴스턴에서 부인과 두 아들을 만난 하우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잠깐 머무른뒤 87년 다시 미국의 코랄스프링스로 옮겼다.
그러나 최근 한때 하우의 동업자였던 리 탄 빈이 하우는 브라운상무장관을 매수하려 했으며 목적은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무역금수조치 해제라는 폭탄선언을 하면서부터 하우는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브라운장관이 입각전 변호사로 일했던 지난해 7월 베트남내의 사업추진관계로 처음 브라운장관을 만난 하우는 상담직후 베트남으로 건너가 보 반 키에트총리등 고위관리들과 만났다는 것.
그러나 이 다음 대목부터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섣불리 수뢰여부를 단정키 어렵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로 집권초반기에 「젊은 정부」특유의 도덕성과 힘을 내세워 국내외문제를 풀어나가려던 클린턴행정부로서는 예기치못한 逆風에 휘말린 셈이 됐다.
〈陳世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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