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능력시험 준비 직장인 급증-과목줄고 풍부한 경험이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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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학 입시에 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면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졸 직장인들이 크게 늘어 새로운 변수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수학능력시험이 고교3년 전과정에 걸친 암기 위주의학력고사와는 달리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중점 평가함으로써 사회경험이 풍부한 자신들이 과거 학력고사때 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일반수험생들이 급격한 제도변화로 혼란을 겪고 있는 반면 직장인들은 변화에 대한 영향이 적고 입시과목수도 줄어 학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장인들의 시험준비가 수월해진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이들 직장인 가운데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졸업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같은 수능시험 성적대의 일반수험생에 비해 내신성적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이같은 이유때문에입시학원.독서실등에는 지난해보다 1.5~2배 가량의 직장인들이몰려들고있다.
서울송파구문정동 한양학원의 경우 올여름까지 5명에 불과했던 직장인 수강생이 2차수능시험 원서접수기간부터 늘기 시작,현재는20여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내년 입시를 목표로 하는 직장인들로부터 하루 3~5통의 문의전화가 오고있다.
서울강남구역삼동 대지학원은 1차 수능시험이후 직장인들의 문의가 많아 지난달 직장인들을 주대상으로한 야간 수능대비반을 개설했으며 현재 30여명의 직장인들이 퇴근후 오후7시~10시30분까지 강의를 들으며 2차시험을 준비하고있다.
직장인 수강생 80여명을 대상으로 야간수능대비 2개종합반을 운영하고있는 서울성동구도선동 대영학원의 경우 지난해까지 야간반수강생의 60~70%가 고교생등이었으나 올해는 95%이상이 직장인들로 구성돼있다.
91년 공고를 졸업하고 전자업체에 근무하고있는 高鉉晩씨(22)는『수능시험문제를 풀어보니 열심히 노력하면 고교생들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취업후 늘 꿈꿔오던 대학진학을위해 학원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직장인들 사이에는 학원에 다니는 대신 독학으로 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하고있는 경우도 많아 서울구로구독산동영재독서실에는 10여명의 직장인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있으며 이일대 대부분의 독서실에도 직장인 수가 지난해보 다 50%이상늘었다. 이와함께 수학능력시험을 위한 참고서나 문제집등을 찾는직장인들도 크게 늘어 서울 교보문고 참고서 코너의 한 직원은『예년에 비해 일반인들이 대입참고서를 찾는 경우가 50%가량 늘었으며 요즘도 참고서를 꼼꼼히 살펴본뒤 사가는 직장인들 이 하루10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대영학원 金仲炅교무과장(35)은『과거 학원을 찾는 직장인들은대부분 특차전형의 폭이 넓은 전문대학을 선호했으나 입시제도가 바뀐뒤에는 좋은 내신성적을 토대로 4년제대학을 목표로 준비하는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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