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LTCM 파산 vs 서브프라임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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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1998년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사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번 서브프라임 발 금융불안이 얼마나 어느 정도 규모로 지속될 수 있을지 예측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오승훈 선임연구원은 13일 "지금의 국면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초기과정에 진입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규모가 확정되고 구제금융과 정책당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돼야 이번 사태의 마무리 국면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여러 금융사가 개입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LTCM 문제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처리 방법에서 과거 사례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TCM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국가채무 불이행)에서 출발한 것으로, 미국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한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는 발생 원인은 다르지만 파생상품 투자에 문제가 생기면서 금융경색이 확산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CJ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원은"LTCM 사례로 보면 이번 조정이 2~3개월은 지속될 것"이라며 "가능성은 작지만 일본의 추가적인 금리인상과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까지 청산되면서 금융불안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LTCM=러시아 루블화와 연계된 파생상품에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 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10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안고 파산했다. 이 때문에 당시 미 증시가 한 달 동안 20% 가까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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