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대중잡지 외설내용 이제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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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음란.외설시비에 시달려왔던 성인용 오락 월간지들이 자율 정화를 결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부부』『걸』등 27개 대중잡지 발행인들은 지난 12일 한국잡지회관에서「대중잡지 발전을 위한 발행인들의 결의」를 채택하고 이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결의문은『그동안 심한 불황과 판매부진의 타개책으로 경쟁적으로선정적 사진이나 외설기사를 실어 사회여론의 질타를 받은 일이 있다』고 자성하고『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잡지를 발행하는 잡지사에 대해서는 한국잡지협회 산하 대중잡지분과위원 회가 자체정화차원에서 시정될 때까지 계도및 고발등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대중잡지 발행인들은 이에 앞서 지난 6월14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자율정화 결의를 했었다.
이번 결의는 참여잡지사가 6월의 12개사에서 27개사로 늘어났고 음란기사를 싣는 회원사에 대해 잡지협회가 직접 고발조치를취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같은 결정은 새정부 이후「건전한 사회」에 대한 여론이 높아져 외설적인 내용을 싣기어렵고 외설경쟁이 당국의 제재를 자초할뿐 실제 판매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중잡지는 실제로 지난 91년을 고비로 차츰 선정적 내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관련 기관들의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가 정기간행물에 대해 주의나 경고등 제재결정을 내린 수를 살펴보면 90년 4백2건에서 91년 4백13건으로 다소 늘어났으나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해 3백76건,올해는 9월까지 1백12건으로 나타났다.
매년 1~9월 사이의 제재건수만 살펴보면 90년이래 올해까지3백8건→3백21건→2백79건→1백12건을 기록하고 있다.
외설을 이유로 공보처가 잡지의 간행을 정지시킨 사례를 보아도91년『파라다이스』『포토 카니발』(이후 자진 폐간)등 2건,지난해『핫 윈드』한건이 있었을 뿐이며 올들어 정간 조치는 없었다. 이처럼 제재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정권이 새로 출범하고나면 음란.외설물을 집중적으로 단속해온 과거의 사례를 감안,잡지사들이 알아서 몸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의 외설시비는 특히 본문보다 광고가 문제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올해 간행물 윤리위원회의 제재결정은 지난 7월 가장 많은 32건을 기록했는데 이중 20건이 선정적 광고였다.
여성 속옷「아미에」의 광고는「실루엣의 유혹」이란 제목아래 흰색의 얇은 망사천으로 된 팬티와 브러지어를 입은 여인이 비스듬히 누운 자세에서 은밀한 부분이 비쳐보이는 사진이 문제가 돼 경고조치를 받았다.
경고를 받은 또 하나의 광고「2㎝의 비밀 트라이 여성팬티」도「아미에」와 비슷한 내용이 문제가 됐다.
20개 잡지에 실렸던 이 광고는 이후 내용이 바뀌었지만 지난9월 또 다른 여성속옷「아미에 오바드」의 광고가 역시 선정적 사진으로 제재를 받았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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