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앞바다 여객선 침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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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아들 주검 나오면 추울라” 이불준비/인양 늦어지면 시체손상돼 신원파악 걱정/앰뷸런스 도착 때마다 유족 수백명 몰려가
○…해군 UDT대원들이 인양한 시체가 집결되고 있는 해경경비함 가야산호에는 63명이 희생당한 위도지역 유족 1백50여명이 몰려들어 갑판위는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
이들은 사고해역에서 군경이 인양작업을 벌이는 광경을 초조하게 바라보다 시체를 실은 고무보트가 도착할 때마다 시신을 확인했으나 대부분 외지인으로 밝혀지자 허탈한 표정.
주말을 맞아 식도리의 부모님을 찾아보고 돌아가다 변을 당한 장은봉군(17·부안고 2)의 어머니(42)는 이불보따리를 품에 안은 채 『아들이 나오면 추울 것 같아 덮어줘야 겠는데 왜 이렇게 안나오느냐』며 오열.
○얼굴·손발 퉁퉁부어
○…12일 하룻동안 인양된 20구의 시체는 대부분 하얗게 색깔이 변하고 바닷물에 얼굴과 손발 등이 퉁퉁불어 더욱 참혹한 모습.
또 코·귀 등에서 피가 터져나온데다 뻘이 많이 묻어 있어 첫눈에 쉽게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든 상태.
이를 지켜본 유족들과 해군 위생병들은 『인양작업이 지연될 경우 부패가 진행돼 누구의 시신인지 분간할 수 없게 된다』고 걱정.
○시민단체 자원봉사
○…시신 확인을 위해 3일째 군산 공설운동장에 모여있는 1천5백여명의 유가족들은 위도에서 인양된 시체들이 앰뷸런스에 실려 도착할 때마다 경찰의 제지선을 뚫고 달려가 신원을 알아보느라 아우성.
12일의 경우 오전과 오후 네차례에 걸쳐 20여구가 도착했는데 이중 신원미상으로 밝혀진 시신이 있는 앰뷸런스에는 한꺼번에 수백명이 몰려들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편 군산YWCA 등 20여개의 시민단체 자원봉사자들 2백여명은 첫날부터 나와 컵라면·커피 등을 유가족들에게 제공하며 위로.
○농성유족 강제해산
○…13일 오전 7시50분쯤 전북 군산시 군산 공설운동장앞 8차선 도로를 점거해 철야연좌농성을 벌이던 서해페리호 유가족 50여명이 경찰 4개 중대 5백여명에 의해 강제로 해산.
이날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일부 유가족들은 각목을 휘두르며 거세게 반발했으나 5분여만에 경찰에 들려 모두 인도로 옮겨졌다.
○…군산 서해페리호 침몰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 가운데 서순애(여·55)·송복순(여·40)씨의 장례식이 12일 부안군 위도면 치도리에서 치러졌다.<부안=특별취재반>
▷추가인양 사망자◁
▲안영철(남·43·청주시 미평) ▲장경애(여·40·부안경찰서 직원부인) ▲김강권(남·광주시 북구 운암동 76의406) ▲신용운(남·전주시 덕진구 반촌아파트 A동303호) ▲이서호(남·전주KBS 직원) ▲임복기(남·25·옥구군 나포면) ▲조기호(남·부안군 줄포면) ▲정영철(남·40·부안군 위도면 식도리 207) ▲조병선(남·50·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동원아파트 다동104호) ▲공복수(남·39·광주시 서구 화정동) ▲미상(여) ▲유경석(남·38·경기도 성남시) ▲김경녀(여·대전시) ▲이재진(남·42·전주시 덕진구 팔복동2가 41의6) ▲조서호(남·인천시 중구 유천동) ▲설주상(남·육군 중령·경기도 의정부시) ▲이재준(남·40) ▲윤길중(남·김제군청 사회과장) ▲박근식(남·72·서울 강남구 신사동 654의1) ▲미상(여·부안군 위도면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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