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권 경제실정 “어부지리”/희 파판드레우 총선승리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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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공약실천 위해 인플레등 감수해야
10일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74)가 이끄는 전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에 승리를 안겨준 주요인은 집권당의 경제정책 실정과 내분이었다.
90년 파판드레우의 8년 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던 신민주주의당 콘스탄틴 미초타키스 총리는 3년반의 재임기간중 인플레와 재정적자·외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왔다.
긴축정책의 여파로 인플레이션은 최근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12.8%까지 내려가고 재정적자도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지만 라브리온 지역의 경우 실업률이 최고 50%까지 치솟는 등 평균실업률이 10%를 웃돌면서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갔다.
이같은 경제악화의 와중에서 선거에 나선 파판드레우는 국영기업의 활성화와 정부지출 증가를 통한 고용증대 등 복지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자신의 옛 정책을 다시 펴겠다고 공약해 유권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같은 경제실정외에 미초타키스의 마케도니아 승인 정책에 불만을 품은 안토니오 사마라스 외무장관이 지난6월 탈당해 「정치의 봄」 당을 창당,이번 총선에서 4.9%의 득표율을 기록해 마초타키스의 표를 잠식했다. 그러나 파판드레우는 74세의 고령인 점,사유화정책 중단과 임금·연금의 인상을 통한 복지확대정책에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와 엄청난 재정지출을 수반한다는 점,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그의 앞날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1월부터 6개월동안 유럽공동체(EC) 의장국직을 어떻게 원만히 꾸려나가느냐는 문제도 큰 부담이다. 왜냐하면 파판드레우는 과거 집권기간중 타EC 국가나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급진적인 개발정책을 추구했고 방만한 제정지출과 과도한 외부차입정책 등으로 인해 그의 집권에 EC권 외교관들이 다소간의 불안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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