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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 가짜외제품 처리 골머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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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찰 단속반 올들어 5백45만점 압수/고아원등 보내자니 상표제거 인건비 너무 들어/파묻을 장소도 마땅치않고 태우면 공해등 문제
대대적인 가짜외제품 단속에 나선 검찰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압수품 5백64만점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짜 외제품들은 얼마전까지 바로 서울 이태원 및 동대문시장,미군부대 부근상가 등에서 버젓이 진품행세를 하며 팔려 왔던 것들.
품목도 다양해 「라코스테」 「폴로」 「구치」 「샤넬」 등 해외 유명상표를 단 T셔츠·넥타이·스카프 등 의류와 손목시계·가방·지갑·혁대·러이터 등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하는 모든 상품이 총망라돼 있다.
서울지검은 형사6부 주관으로 「지적재산권 침해사범 합동수사반」을 구성,지속적인 단속을 펴 올들어서만 8월말까지 2천7백여명을 적발해 이중 3백30여명을 구속했다. 지난 한해 모두 2천2백여명이 적발돼 1백90여명이 구속된 것에 비하면 구속자가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서울지검은 처음 압수품을 1천3백여개의 부대에 넣어 검찰청사 지하창고에 보관하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장소가 비좁아 인근 서초동에 1백여평의 창고를 추가로 임대까지 했지만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그나마 포화상태라는 것.
검찰은 상표를 떼고 고아원·양로원과 군부대 등에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상표를 없애는데 인건비가 너무 들어 엄두도 못냈고,상표를 붙인채로 활용하는 방안은 상표권자들이 자사의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태우거나 땅에 묻는 등 폐기처분하는 것도 마땅한 장소가 없는데다 소각할 경우 발생하는 공해·매연을 처리할 길이 없어 벽에 부닥쳤다.
서울 당인리 발전소는 경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옷가지 등은 소각할 수 없다고 했고 쓰레기를 원료로 사용하는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겨우 의류 일부만 폐기처분할 수 있었다.
그나마 가방·지갑·혁대 등 피혁제품과 시계·안경 등은 그을음이 너무 나거나 아예 타지 않아 열병합발전소에서 처리할 수도 없는 형편.
시계 등 쇠붙이의 경우 포철의 용광로에서 녹이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불순물이 많다고 역시 거절당했다.<남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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